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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전화시대 연다(NEW 미디어혁명: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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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전화시대 연다(NEW 미디어혁명:8)

입력
1996.03.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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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NTT사 「전열도 정보고속도로」 구축 구슬땀/음성­동화상­문자 동시소화… 「GrR홈네트」 상반기 제공계획미디어혁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새로운 정보통로를 마련하는 일이다. 전화 방송 컴퓨터 케이블TV 등이 각각 따로 운영되는 현재의 미디어체제에서는 미디어별로 제각기 다른 정보통로를 갖고 있다. 그러나 미디어기능이 통합되는 21세기 멀티미디어체제에서는 정보통로가 하나로 통합된다. 음성과 이미지, 동화상과 문자정보를 모두 소화해낼 수 있는 방대한 용량의 정보고속도로가 구축되는 것이다.

일본 도쿄(동경)의 비즈니스 중심지역인 치요다(천대전)구에 자리잡고 있는 일본전신전화주식회사(NTT)는 미래 일본의 정보고속도로 건설을 담당하고 있는 미디어혁명의 주체이다.

2010년까지 약 45조엔을 들여 일본 전역에 광케이블망으로 연결된 디지털종합정보통신서비스망(ISDN)을 구축한다는 신사회자본계획을 추진중인 우정성은 전화망을 기반으로 방대한 통신망을 확보하고 있는 NTT에 기대고 있다. 결국 NTT가 기존의 전신·전화망을 광통신망으로 바꿔나가는 속도가 일본 미디어혁명의 추진속도가 되는 것이다.

NTT의 미디어혁명은 광통신망구축에만 국한돼 있지 않다. 81년 전화 및 전신회사를 통합해 새로 출범한 NTT는 멀티미디어기기 및 서비스 프로그램까지 개발함으로써 ISDN전체를 담당할 종합멀티미디어회사로의 탈바꿈을 추진하고 있다.

NTT의 야망은 94년 1월 발표한 「멀티미디어시대에 대한 NTT의 이해」라는 보고서로부터 비롯됐다. NTT는 이 보고서에서 미디어환경의 변화를 「통신 컴퓨터 방송 등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미디어가 디지털기술을 바탕으로 급격히 통합되어 가는 과정」으로 요약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통합이 TV중심으로 이뤄지느냐, 컴퓨터중심으로 이뤄지느냐는 문제가 제기된다. NTT는 컴퓨터를 택했다. NTT홍보부의 사토 타케시(좌등건)씨는 『NTT는 인터넷과 근거리통신망(LAN)에 바탕을 둔 컴퓨터통신의 급속한 보급에 주목한다』며 『궁극적인 멀티미디어서비스는 인터넷과 같은 컴퓨터통신서비스의 확대와 발전에 의해 이루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같은 디지털정보통신망을 기반으로 하는 멀티미디어기획이라도 일본방송협회(NHK)가 ISDB라는 이름으로 방송에 초점을 둔 반면, NTT의 ISDN계획은 컴퓨터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이 다르다.

NTT의 멀티미디어 기획은 컴퓨터통신서비스 시스템을 개발하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특히 광통신망의 확대와 서비스 내용 및 단말기 개발속도를 적절하게 맞춤으로써 부문별 기술개발 속도의 불일치에서 올 수 있는 투자의 낭비를 막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NTT가 채택한 전략은 새로운 서비스상품이 광통신망과 단말기 등 하드웨어의 개발을 이끄는 서비스개발 우선주의이다.

NTT의 새로운 멀티미디어서비스는 94년 9월 127개 관련회사 및 연구기관을 모아 조직한 「멀티미디어통신 실용화를 위한 공동연구」기획에서 비롯된다. 이 기획은 각 연구기관의 이론과 회사의 기기 및 설비개발 능력, 서비스 판매 영업을 유기적으로 결합시키도록 하고 있다. NTT는 이 기획을 통해 현재의 전송망 및 단말기로 이용할 수 있는 유사ISDN(N―ISDN)서비스를 선보였다.

이 서비스에는 PC를 이용한 화상대화서비스와 CD롬 프로그램을 해독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PC통신망으로 제공해 CD롬을 쉽게 구매하고 배포하는 「미타카타서비스」 등이 있다. 이밖에 디지털데이터교환서비스, 팩시밀리 네트워크서비스(F-Net) 등이 유사ISDN서비스로 꼽힌다.

한편 NTT가 기존의 이동전화를 개량, 95년 하반기부터 부분서비스를 시작한 PHS(개량형 개인휴대전화)서비스는 초당 3만2,000비트의 전송속도를 갖춤으로써 월드와이드웹 등 인터넷서비스를 어디서나 무선으로 받을 수 있는 단말기(PMC)를 개발하는 데까지 이어졌다.

가장 새로운 NTT의 서비스는 자체역량과 관련회사의 힘을 모아 선보이는 일련의 모험산업들이다.

NTT는 지난해 11월 일본의 대표적 가전 및 게임기회사인 세가 소니 JVC 야마하 등과 공동으로 각각 5억엔씩 투자해 GrR홈네트사라는 멀티미디어서비스회사를 설립했다.

우리나라로 치면 천리안이나 하이텔과 유사한 회사인데, 보다 첨단적인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는 점이 다르다. GrR홈네트는 올 상반기에 5개회사의 특장을 조합한 전자우편 컴퓨터화상대화 온라인가라오케 온라인비디오게임 온라인음악감상 온라인쇼핑 온라인뉴스 등을 동화상과 함께 제공할 예정이다.

이 서비스의 성공여부는 이 정보들을 감당할 광통신망이 어느정도 구축됐느냐는 것이다. 관계자들은 올 중반기까지 주요 도시에서 서비스를 할 수 있고 수지균형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NTT의 멀티미디어 기획 가운데 많은 부분들은 마이크로소프트 픽처텔 제너럴매직 등 미국회사와의 협력사업이다. 이 가운데 관심을 모으는 사업은 94년6월 NTT가 미실리콘그래픽스사(SGI)와 공동개발에 나선 「대화형 멀티미디어 시스템」이다.

이 기획은 NTT의 디지털전송망 기술과 SGI의 비디오 서버(비디오자료를 저장했다가 분배해주는 일종의 중앙처리장치)기술을 결합해 멀티미디어서비스의 새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NTT는 2000년까지 인구 10만명 이상의 주요도시 및 자치단체 소재지에 ISDN의 관건인 광통신망을 100% 구축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특히 주요도시의 비즈니스지역은 97년까지 광통신망이 깔린다.

NTT가 개발하는 새로운 서비스와 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단말기의 개발은 적절하게 광통신망의 확산속도와 맞춰진다. 이런 방법으로 NTT는 낭비없는 방식으로 멀티미디어시대를 준비하고 있다.<도쿄=장인철 특파원>

◎대화형 멀티미디어시스템이란/한 통신망으로 전화·케이블TV 등 함께 수신/입체영상·주문형 뉴스·네트워크 게임 즐겨

일본전신전화주식회사(NTT)의 새로운 서비스 실험 가운데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미실리콘그래픽스사(SGI)와 함께 추진중인 「대화형 멀티미디어시스템」이다.

NTT는 「멀티미디어통신 실용화를 위한 공동연구」의 일환으로 94년 6월8일 SGI와 대화형 멀티미디어시스템을 공동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기획은 NTT의 디지털네트워크기술과 SGI의 비디오서버기술을 결합시켜 디지털종합정보통신서비스를 앞당기기 위한 것이다.

코지마 마사시(아도 인) 사장은 이 기획이 『멀티미디어서비스 개발과 상용화의 새로운 획을 그으면서 차세대 정보기반구축에 이정표를 제시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기획의 요지는 전화와 컴퓨터, 케이블TV 정보를 광통신망으로 구축된 단일 디지털전송망으로 통합해 유통시키는 것이다. NTT가 개발에 성공한 미디어개방형네트워크(하나의 전송망에 전화 케이블TV 컴퓨터 등을 이용한 정보가 흐르고 이용자는 별도의 접속프로그램 없이도 쉽게 이용 할 수 있는 전송체제)가 핵심기술이다.

이 서비스는 케이블TV 방송사가 멀티미디어서비스, 케이블TV 프로그램, 전화신호 등을 한꺼번에 광통신망을 통해 가입자에 보내면 가입자는 집안에 설치된 단자에서 멀티미디어단말기(TV등)나 전화 등으로 관련정보를 이용하는 것이다. 이때 가입자가 특정 멀티미디어서비스나 케이블TV 프로그램을 선택하면 가입자의 요구가 디지털네트워크를 통해 방송사에 전달된다. 방송사와 수신자의 대화형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광대역교환기술이 응용된다. 이 서비스는 전화와 케이블TV 등 미디어별 정보를 전체정보에서 분리해 별도로 이용할 수 있도록 고안된 것이 특징이다.

대화형 멀티미디어시스템이 실용화하면 3차원영상을 포함해 주문형비디오, 네트워크게임, 주문형뉴스 및 정보 등 NTT가 개발한 모든 멀티미디어서비스와 케이블TV 전화 등을 하나의 통신망으로 수신할 수 있게 된다. 양사 기술진들은 이 서비스의 상용화를 위해 주력하는 한편 연구부산물로 관련소프트웨어와 대화형 통신을 위한 해독장치(셋톱박스) 등을 개발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터뷰/NTT 멀티미디어 개발부장 야노씨/“수용자들의 요구정보부터 파악/빠르고 실용적인 서비스에 최선”

종업원 19만5,000명, 94년 영업수입 5조9,000억엔(약 45조원), 당기순이익 600억엔(약 4,500억원)인 공룡회사 일본전신전화주식회사(NTT). 연구개발비만 연간 3,000억엔(약 2조3,000억원)을 퍼붓는 NTT이지만 멀티미디어시대를 열어가는 이 회사는 철저한 현실주의에 뿌리를 두고 있다.

야노 아추시(실야 후) 멀티미디어개발부장은 『멀티미디어개발에서 우리가 가장 관심을 두는 것은 기술의 첨단성이 아니라 기술간의 조화』라고 말했다. 야노 부장은 『멀티미디어는 전송망(네트워크)과 서비스, 서비스를 처리하는 단말기 등 3개분야가 갖춰져야 현실화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며 『분야별 연구는 필요하지만 어느 한 분야의 앞선 기술만 보고 무리하게 실용화를 추진하는 것은 낭비』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NTT가 채택한 멀티미디어 개발전략은 이른바 「서비스 우선주의」이다. 야노부장은 『먼저 수용자들의 요구를 파악한 뒤 개량형 서비스를 내놓는다』며 『현재보다 좀더 나은 서비스는 보다 높은 수준의 하드웨어를 필요로 하고, 하드웨어가 어느정도 개발되면 보다 나은 서비스를 개발할 여지가 생긴다』고 말했다.

야노 부장은 이어 『각국의 멀티미디어 연구개발이 비현실적인 방향으로 흘러가는 경우를 자주 보는데, 이는 기초연구와 응용을 뚜렷하게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부작용』이라고 말했다. 그는 『NTT는 사람들이 보기에 「첨단유행」에서 뒤떨어진 서비스를 내놓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초당 12만5,000비트를 전송하는 현재의 통신망에 기초한 가장 실용적인 서비스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도쿄=장인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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