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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이섭의 삶과 역사학/원유한 엮음(화제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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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이섭의 삶과 역사학/원유한 엮음(화제의 책)

입력
1996.03.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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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사학자 홍이섭선생 추모글 50여편 수록「세상에 옳은 것보다 더러운 것이 더 많은 것은, 더러운 것보다 옳은 것이 더 많을 때를 위한 준비가 아니겠는가」.

한국의 과학사를 처음 개척하고 실학과 서학을 중심으로 한 근세사상사, 독립운동사 연구에 뚜렷한 업적을 남긴 민족사학자 고 홍이섭(1914∼1974)선생이 제자들에게 자주 했던 말이다.

고인의 학은을 입은 제자들의 연구모임인 무악실악회가 지난해 창립10주년과 고인의 21주기를 맞아준비한 추모문집은 그의 학문적 업적을 재조명하고 삶의 발자취를 살펴보는 논문을 비롯한 동료학자, 문학인, 언론인, 친구와 제자, 가족들의 글 50여편을 수록하고 있다.

역사관과 연구경향 등을 평가한 1부 「홍이섭선생의 역사학」, 지인들의 회고를 통해 가족과 제자에 대한 사랑 인생관 생활철학 등을 보여주는 2부 「홍이섭 선생을 추모하며」, 강연문 논설 및 연보등을 수록한 4부 「홍이섭 선생의 말과 글」 등 모두 5부로 구성되어 있다.

황원구 연세대사학과교수는 『선생은 언제나 책보에 책을 싸서 옆에 끼고 다니시고 공적인 출입 외에는 고무신을 애용하시는등 청빈한 생활을 하셨다』며 『돌아가시기 얼마전 안암동에서 응암동으로 이사하면서 실학, 근·현대사와 한국사상사 등 당신이 평생을 보았을 책 수백권을 제자들에게 나누어주셨다』고 회고했다.

작고한 김철준 전 서울대교수는 『민족이 당면한 문제들을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해결하려는 태도를 견지했다』며 『이는 일본 사학의 영향하에서 성립한 문헌고증학을 극복하려는 의지의 소산이었다』고 평가했다.

고인의 제자인 엮은이 원유한씨는 동국대사학과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혜안간·1만2,000원<여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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