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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바람 휩쓸려 의회“휴업”/의원 대부분 지구당부위원장 등 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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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바람 휩쓸려 의회“휴업”/의원 대부분 지구당부위원장 등 겸임

입력
1996.03.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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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행사에 인원 동원·바람몰이 담당/탈락정치인따라 동반탈당 사례까지/“차기선거 점수따기 의정 뒷전” 비난4·11총선을 앞두고 지방의회가 선거바람에 휩쓸리면서 사실상 「개점휴업」상태다.

의원들은 새해들어 의회활동보다는 소속정당 지구당 대회나 중앙당 차원의 각종 행사에 참석하느라 훨씬 바쁘다. 대부분 소속정당 지구당 부위원장 자리등을 겸하고 있는 광역의원의 경우는 말할 것도 없고, 정당공천제가 아닌 기초의회 의원들도 의회단상이 아니라 선거관련 모임에 몰려들고 있다.

일부 총선출마예정자들은 선거경험이 있는 지방의원들을 자기진영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온갖 방법을 다 쓰는등 지방의원들은 이래저래 선거에 태연할 수 없는 처지다.

지역일꾼들이 선거철에 지역 현안에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셈이다. 통합선거법 때문에 가뜩이나 민선단체장들의 활동이 위축, 지자체의 행정서비스가 실종되고 있다는 비판이 이는 가운데 의회마저 제기능을 못한다는 따가운 질책이 나올 수밖에 없다.

서울시의회 문일권 의장(국민회의)은 지난달 22일 국민회의 중앙당이 TK바람을 의식해 대구에서 개최한 당무회의에 참석했다. 김수복 (국민회의)운영위원장도 소속당 서울시지부 부지부장으로 선거철에 정력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도부뿐만 아니라 평의원들도 소속당 선거운동에 얽매여 바쁘다. L모의원은 『올초부터 총선출마 지구당위원장과 함께 지역구내 시장을 누비고 있다』며 『지난 연말이후 시의회 업무는 생각할 엄두도 못낸다』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이런 형편을 반영하듯 26일 올해 처음으로 개회된 서울시의회 본회의에는 개회직후 130여명이 참석했으나 공석인 보사위원장 선출에는 92명만이 투표에 참여했다. 지난해 상임위원장 선출시 140여명이 투표에 참여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상임위 활동도 지지부진하다. 26일 열린 재무경제위원회 자치복권조례등 중요현안이 있음에도 정원 14명중 의결 정족수를 간신히 넘는 8∼9명만이 드문드문 자리를 지켰다.

서울 종로구의회의 한 의원은 『기초의원도 사실상 정당의 비공개적인 내부공천을 받은만큼 소속정당의 선거운동을 도우며 충성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시·기초의회의 인적 구성이 집권당인 신한국당 소속 일색인 부산의 경우도 지구당개편대회, 창당대회등 각종 정당행사의 참가인원 동원, 바람몰이등은 의원들의 몫이 되고 있다. 지역구의원들중 신한국당 공천에서 탈락한 서·남·중구 선거구의 경우 탈락정치인을 따라 지방의원이 동반 탈당한 사례도 상당수 있었고, 분위기가 여의치 않자 재입당하는 해프닝까지 있었다.

지난 지방의원선거에서 낙선한 일부 인사는 차기 선거공천에서 점수를 따기위해 현역 지방의원보다 선거지원 활동에 더 열성인 경우가 많다.

서울시의회의 한 의원은 『지방의원들이 총선에 초연하기를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사실상 억지』라면서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이런 현상은 더 극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목상균·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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