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107억불… 2000년 매출 134억불 목표/미·유럽·동남아에 반도체공장 4∼5개 건립계획【샌 호제이(미 캘리포니아)=남대희 기자】 현대전자는 29일 올해부터 5년간 해외에 4∼5개의 반도체 공장을 짓는 등 총 107억달러(7조8,000억원)를 해외에 투자, 2000년도 해외매출을 134억달러(10조원)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현대전자의 이같은 투자계획은 향후 5년간 해외매출 예상 총액인 1,090억달러의 9.8%에 이르는 것으로 단일기업 해외투자 사상 국내 최대 규모다.
정몽헌 현대그룹부회장겸 현대전자회장은 이날 미국 샌 호제이에 있는 미주 현지법인(HEA)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앞으로 5년간 반도체 분야에 75억달러,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3억달러, 멀티미디어 2억달러, 통신에 2억달러등 총 107억달러를 해외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국내사업에 앞으로 5년간 20조원을 투자, 2000년에 21조5,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키로 한 현대전자는 이로써 국내와 해외에서 2000년까지 총 27조8,000억원을 투자하게 되며 이 기간에 31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현대전자는 특히 최근 착공한 미국 오리건주 유진시에 월 생산량 3만장(8인치 및 12인치 웨이퍼 기준) 규모인 64메가D램 공장을 증설하고 유럽연합(EU)에 1∼2개, 동남아에 1개등 5년간 4∼5개의 해외 반도체 공장을 건립하기 위해 66억달러를 투자키로 했다.
지역별로는 미주지역에 반도체 공장 증설 및 차세대 기술 연구개발(R&D), 하이테크분야 기업 인수합병(M&A)등을 위해 64억4,000만달러, 유럽에 반도체 생산 및 기술협력을 위해 34억5,000만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또 중국 대련(다롄) 및 싱가포르등 중국과 동남아에 6억달러, 일본에 멀티미디어 기술협력을 위해 2억달러를 각각 투자할 예정이다.
정회장은 『규모가 큰 해외시장에서 밀착마케팅을 전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차세대 제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대규모 해외투자를 결정했다』며 『생산기지 및 경영활동의 다국적화가 세계 경쟁에서 살아남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투자비 반도체이익으로 충당… 증시호전땐 연내 상장”/정몽헌 현대전자회장
정몽헌 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차세대 첨단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기업을 대상으로 M&A에 적극 나서고, 반도체등 핵심산업의 글로벌화를 위해 과감히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정회장과의 일문일답.
―해외 반도체 투자 계획을 좀 더 구체적으로 밝힌다면.
『유럽에서는 영국과 아일랜드를 투자대상지로 중점 검토중이다. 유럽과 동남아 공장은 모두 8인치 및 12인치 웨이퍼 기준 월 3만장의 가공능력을 지닌 64메가 또는 256메가D램 생산기지로 육성할 방침이다. 외국업체와의 합작투자도 고려중이다』
―정부와 협의는 있었는지.
『정부에서 기업의 해외투자를 반대할 이유가 없다』
―투자비 조달방안은 무엇인지.
『반도체 이익으로 충당하겠다. 앞으로 반도체 공장건설에 66억달러를 투자할 경우 연간 66억달러씩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사업구조 조정계획은.
『수익성이 없는 일부 한계업종은 과감히 매각하거나 중소기업에 넘기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아직도 고전하고 있는 PC사업은 대대적인 유통망 확충과 독립채산제 도입으로 이른 시일내에 정상궤도에 올려놓겠다』
―기업공개 계획은.
『증시여건이 호전되면 연내 상장할 예정이다』
―반도체 시장에 대한 전망은.
『작년 4·4분기까지 초호황을 구가한 반도체 산업은 최근 경기논쟁에 휩쓸려 일시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반도체 수요는 계속 늘어나는 반면 공급은 급격히 늘지 않고 있어 머지않아 시장이 정상적으로 될 것이다』
―그룹부회장겸 전자 상사 건설회장등을 겸임하고 있는데.
『그룹 모기업인 건설회장까지 맡게 돼 어깨가 무겁다. 현재 일주일에 상선 1일, 건설에 1∼2일씩 출근하고 나머지 시간은 모두 전자에 쏟고 있다. 전자산업은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기 때문에 생각을 많이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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