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미국」 추구했던 당시 향수 편승전략미대선 공화당후보 지명전에 나선 후보들간에 때아닌 「법통논쟁」이 일고 있다. 모두 자신만이 유일하고 확실한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후계자일뿐 아니라 가장 「닮은 꼴」이라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이는 쾌활한 성격과 무한한 낙관주의, 확고한 미래관을 바탕으로 강력한 미국을 이끌었던 레이건에 대한 미국인들의 향수에 편승해보겠다는 의도에서 나온 전략이다.
밥 돌은 공화당이 제2의 레이건의 출현을 원하고 있다면 그것은 바로 자신이라고 떠들어댄다. 그러나 유권자들은 그의 나이가 레이건이 재선됐을 때와 비슷하다는 것외에는 별다른 공통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또 앞으로 그가 딱딱하고 이기적인 이미지에서 탈피, 농담을 즐기면서도 카리스마를 가졌던 레이건의 이미지를 구축해낼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나타낸다.
패트 뷰캐넌은 공화당원들에게 자신이 레이건 대통령시절 백악관 홍보담당국장이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공화당 일각에서는 뷰캐넌의 신고립주의적 구호가 낙태문제를 이슈화해 극단주의자로 몰렸던 80년의 레이건을 다소 닮았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그러나 공화당을 「우측」으로 몰아 갔던 레이건과 달리 뷰캐넌은 공화당을 「후진」시키고 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스티브 포브스도 레이건의 미래에 대한 낙관, 간단명료했던 문제의식을 「로봇처럼」 채택했다. 단일세율에 대한 주장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또 그는 공급중시경제학으로 불리던 레이거노믹스의 맹신자라고 자칭해왔다. 그러나 포브스에게는 레이건의 보수주의 원칙에 대한 강한 애착, 「위대한 전달자」로서의 카리스마등이 결여돼 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라마 알렉산더도 TV 광고등에 출연, 자신이 오랫동안 레이건의 이념에 대한 신봉자였다는 것을 강조해왔지만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레이건의 모습과는 전혀 딴판이다. 결국 레이건이 보여줬던 건전한 상식, 명쾌한 비전, 자신감, 일관성등을 갖춘 인물은 이들중에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것이다.
올해 85번째 생일을 맞이한 레이건은 기억세포가 파괴되는 알츠하이머병으로 자신이 8년간 대통령을 지낸 사실조차 기억하지 못한다. 그러나 미국은 아직도 그를 대통령으로 기억하고 있다는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조재우 기자>조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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