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2일부터 원서교부·12월7일까지 성적통지국립교육평가원이 28일 확정 발표한 9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행 계획은 여러 면에서 96학년도 이전과 크게 달라졌다. 시험의 기본틀은 유지하되 변별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문항수와 총점은 물론 시험시간과 문제유형을 늘리고 문항당 배점간격도 더욱 세분화해 대다수 수험생은 「어려워졌다」고 느낄 것 같다.
내년도 대학입시부터 국·영·수 위주의 본고사가 사실상 폐지됨에 따라 수능시험의 중요성이 그만큼 커졌고 이에 따라 수능시험의 변별력 제고가 불가피했다고 보인다. 수리·탐구영역 I에서 주관식 문제를 출제하고 외국어 영역에서 듣기 및 말하기 문항을 대폭 늘린 것 등이 대표적인 예다. 평가원이 밝힌 97학년도 수능시험의 세부 시행계획 내용을 살펴본다.
▷출제방향 및 범위◁
96학년도와 마찬가지로 고교 교육과정의 내용과 수준에 맞춰 통합교과적인 소재를 바탕으로 문제를 출제한다. 기계적인 암기력 평가를 지양하고 종합적인 사고력을 측정하는 문항을 위주로 구성한다.
언어영역과 외국어영역은 계열 구분없이 공통으로 출제하고 수리·탐구영역은 75%정도를 공동으로, 25%정도는 계열별로 구분 출제한다. 그러나 수리·탐구영역 II의 과학과목과 사회과목 배점비율은 96학년도와 같이 인문계와 예체능계는 4대 6, 자연계는 6대 4로 한다.
▷영역별 문항수 및 배점◁
전체 문항수와 배점은 230문항, 400점 만점이고 시험시간은 390분이다. 영역별 배점은 언어영역과 수리·탐구영역II가 각각 120점씩이고 수리·탐구영역I과 외국어영역이 각각 80점씩이다. 영역별 배점의 경우 96학년도에 비해 똑같이 2배씩 늘어난 셈이다. 그러나 영역별 문항수는 수리·탐구영역II가 60문항에서 80문항으로 20문항 늘어났고 언어영역과 외국어영역도 각각 5문항씩 늘어났다. 수리·탐구영역I은 주관식 문항이 추가돼 시간은 10분 늘었지만 문항수는 30문항 그대로다.
문항당 배점은 ▲언어영역의 경우 1.6, 1.8, 2점 ▲수리·탐구영역 I은 2, 3, 4점 ▲외국어영역과 수리·탐구영역 II는 1, 1.5, 2점으로 차등배점한다. 이에 따라 문항당 최소 배점간격은 0.1점이 되고 전체 수험생의 점수분포는 이론상 최대 4,000등급까지 달하게 된다.
▷문항형태 및 난이도◁
5지선다형 객관식을 원칙으로 하되 정답이 2개인 문항을 1∼3개 정도 출제하고 수리·탐구영역 I에서는 주관식 문항을 20%(6문항) 포함시킨다. 96학년도에 출제됐던 「정답없음」문항은 출제되지 않는다. 문항별 예상 정답률은 20∼80%, 상위 50% 득점자의 영역별 예상 평균 점수는 100점만점에 50∼60점이 되도록 한다.
▷시험일정 및 관리◁
8월1일 일간지에 시험시행 공고를 내고 9월2∼14일까지 응시원서를 교부하고 접수한다. 시험일은 11월13일. 문제지는 A, B 두 가지 유형으로 제작하고 같은 고교 수험생이 고사장에서 전·후, 좌·우에 앉을 수 없도록 전국 수험생의 수험번호를 국립교육평가원에서 컴퓨터를 이용, 일괄 부여한다. 성적은 96년 12월7일까지 수험생에게 통지된다. 작년보다 보름정도 앞당겨졌다. 성적통지서에는 영역별 백분위 점수를 표시해준다는 점이 새롭다. 이는 각 대학이 특정 영역별로 가중치를 부여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박정태 기자>박정태>
◎영역별 무엇이 달라졌나/난이도 높아지고 시간은 “빠듯”/수·탐Ⅰ주관식 6문항 도입·시간 10분 추가/외국어듣기 2문항 늘고 말하기 5문항 출제/수·탐Ⅱ도표해석 등 20문항 늘고 10분 추가/언어듣기 작년선·5문항 늘고 10분 늘려
올해 수능시험을 치르는 수험생들은 예년보다 진땀을 많이 흘릴 것 같다.
수리·탐구I, 외국어 영역등에서 낯선 문제 유형이 새로 출제돼 수험생들이 느끼는 체감난이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전체 문항수는 200 문항에서 230문항으로 15% 늘어나는데 비해 시간은 360분에서 390분으로 겨우 8% 정도 늘어나 수험생들은 시간과도 싸워야할 것 같다.
영역별 배점비율은 96학년도와 똑같지만 시간과 문항수, 문제 유형등을 비교할 때 언어영역을 제외하고는 3개 영역 모두 작년보다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총점의 상향조정과 문항수의 증가로 문항당 배점이 작년의 6단계(0.6, 0.8, 1, 1.2, 1.5, 2점)에서 올해에는 7단계(1, 1.5, 1.6, 1.8, 2, 3, 4점)로 세분화하고 폭도 넓어져 수험생들은 그만큼 시간배분에도 신경을 써야할 것이다.
▷수리·탐구영역Ⅰ◁
처음으로 주관식 문항이 6개 출제되고 시간은 90분에서 100분으로 10분 늘어났다. 전체 문항수는 30개로 작년과 같다. 따라서 객관식 문항의 경우 작년과 같이 1문항을 푸는데 평균 3분씩 소요된다고 가정하면 새로 도입된 주관식 문항은 평균 4분40초에 1문항씩을 풀어야 하는 셈이다.
이 영역은 풀이 시간이 부족한 과목으로 손꼽히는데다 주관식 문항의 경우 검산과정이 필수적이고 답안표시에도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 수험생들이 가장 신경써야 할 과목이 될 것이다.
▷외국어영역◁
듣기문항이 작년의 10문항에서 12문항으로 2문항 늘어나고 말하기문항(올바른 대답 고르기)도 새로 5문제가 출제돼 네이티브 스피커(Native Speaker)의 목소리를 듣고 풀어야 하는 문항이 모두 7문항 늘어났다. 전체 문항수도 50문항에서 55문항으로 늘어나 듣기, 말하기 문항을 제외한 독해 문항은 작년의 40문항에서 38문항으로 2문항 줄었다.
반면 배정된 시간은 작년과 같은 80분이다. 지문당 어휘수는 작년보다 늘어나 수험생들은 독해 문항을 푸는데 상당한 시간부족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수리·탐구영역Ⅰ◁
우선 작년의 60문항보다 20문항이 많은 80문항이 출제되지만 시간은 100분에서 110분으로 10분 늘어난다. 문항수는 33%나 늘었지만 시간은 불과 10% 늘어나 대부분의 수험생이 절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할 것 같다. 올해에는 특히 도표나 그림등 자료분석및 해석능력을 평가하는 문제를 새로 출제한다.
▷언어 영역◁
비교적 까다로운 듣기 문항이 작년과 같이 6문항만 출제되고 문제수는 60문항에서 65문항으로 늘어나는데 비해 시간은 90분에서 100분으로 10분 늘어나 수험생들은 상대적으로 수월해진 느낌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이양호 기자>이양호>
◎수학 주관식 어떻게 출제되나/전산채점 가능한 숫자형태답 요구/소수점 답안도 1∼2개… 배점은 미정
97학년도 수능시험에서 처음으로 도입되는 수리·탐구영역 I의 주관식 문제는 수능시험 응시생이 80만명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 전산채점이 가능한 형태로 출제된다.
따라서 주관식 문항의 문제 유형은 답안이 단 한 개의 숫자(정수 또는 유리수)로 나타나는 단답형 문항이어서 풀이과정을 보는게 아니라 정답을 구했는가를 측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비교적 단순한 형태로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 상위권 학생의 경우 주의만 한다면 6개의 주관식 문항은 오히려 수리·탐구영역 I의 점수를 높이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수험생들에게는 주관식 답안을 마치 객관식 답안처럼 OMR답안지에 표기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주관식 답안을 표기하는 답안지는 객관식 문항과는 달리 한 문항당 3∼5개의 세로축을 갖고 있다. 각각의 세로축에서 숫자를 하나씩 골라 까맣게 표시함으로써 그 조합으로 주관식 답안을 만들어야 한다.
그림의 25번 문항은 주관식 문제의 정답을 「38」로, 26번은 「―7」로 표기해본 것이다. 정답으로 「―19」를 쓴 27번 문항은 세 개의 세로축 모두, 「1」을 정답으로 쓴 28번 문항은 세번째 세로축에만 표기한 것이다.
30번 문항의 경우 정답이 소수점 이하 두자리 숫자까지 가능한 경우인데 소수점은 표기할 필요가 없고 5개의 세로축에만 표기하면 된다. 정답이 정수가 아닌 유리수인 문제를 몇 문항 출제할 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주관식 문항에 대한 배점비율도 아직 확정하지 못한 상태인데 주관식이라고 해서 무조건 높은 배점을 하지는 않겠다는 게 평가원 관계자의 말이다. 정답의 범위에 기본적인 한계를 안고 있으므로 주관식 문제의 난이도는 떨어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박정태 기자>박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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