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철을 맞은 미국의 초·중등학교에서는 요즘 모의투표가 한창이다. 학생들끼리 재미로 하는 놀이가 아니라 「차세대 유권자들」에게 투표의 중요성을 가르치기 위한 정규 수업의 일부이다.청소년에 대한 선거교육은 「미국의 어린이 투표(Kids Voting USA)」라는 프로그램에 따라 전국 40개 주에서 실시중인데 애리조나주가 8년전 투표율 제고방안의 하나로 처음 시작했다고 한다.
학교에서는 민주·공화 양당 대통령후보들의 사진과 이력이 담긴 유인물을 학생들에게 나누어주고 이들중 한명에게 투표한 뒤 그 이유를 적어내라는 숙제를 내준다. 「후보들을 만나보십시오」라는 제목의 유인물 하단에는 진짜 투표용지와 비슷한 「어린이 투표용지」까지 마련돼 있다.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에 있는 루터 잭슨 중학교의 경우 이번주 안에 「대통령선거」를 치르고 그 의미와 결과에 대한 토론회를 가질 예정이다. 미국내의 다른 초·중등학교에서도 이와 비슷한 모의투표를 실시했거나 준비하고 있다.
패트 뷰캐넌후보가 돌풍을 일으킨 뉴햄프셔주의 초·중등학교에서는 예선일인 20일 차세대 유권자들이 진짜 유권자들과 동시에 투표를 실시했다. 현지 언론은 미국에서 처음으로 치러진 「어린이 예선」이라며 크게 보도했다.
이 투표결과는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시의 유력지 「유니언 리더」의 21일자 1면에 사진과 함께 소개됐다. 뷰캐넌의 승리를 전하는 톱기사 아래 실린 「어린이 예선」 장면과 기사는 퍽 인상적이었다.
「미국 어린이투표」의 뉴햄프셔주 책임자인 마이크 매클러스키는 『미래의 유권자 교육은 민주주의 신장에 사활적』이라면서 『이는 어른들의 당연한 책무』라고 말했다.
선거에 관한 질문이 나오면 『너희들은 공부나 하라』며 면박을 주던 옛날 우리 선생님들의 모습이 떠올랐다.<이상석 워싱턴 특파원>이상석>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