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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의장 「3김 극복론」/정가에 민감한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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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의장 「3김 극복론」/정가에 민감한 파장

입력
1996.0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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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면 긴장속 손해볼 것 없다­신한국/애써 외면·맞비난 대응 갈려­국민회의·자민련/민주서도 「감정」 남은 듯 “왜 3김당 갔나” 추궁신한국당 이회창 선대위의장의 「3김정치구도 극복론」이 정가에 민감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의장은 최근 지구당개편대회에 잇달아 참석, 정치불안정의 원인으로 「지역주의와 한 사람의 당수에 의해 정당이나 정국이 좌우되는 붕당정치」를 꼽았다. 말할 것도 없이 3김구도를 겨냥한 것이다. 그는 이 구도가 21세기를 향한 변화와 발전에 가장 큰 걸림돌이라면서 선거를 통한 3김구도극복을 주장하고 나섰다.

이의장의 발언에 신한국당측도 은근히 긴장하는 모습이다. 극복대상의 붕당정치에는 신한국당도 예외일 수 없기 때문이다. 신한국당은 그러나 이의장의 발언이 사실상 양김(김대중 국민회의총재와 김종필 자민련총재)을 겨냥하고 있으며 자신들이 주장해온 세대교체 방향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고 대체로 손해 볼 것이 없다는 분위기이다.

문제는 야당의 반응들이다. 국민회의는 공식적인 논평을 삼가며 겉으로는 대수롭지 않은 척하고 있다. 과민반응을 보여 이의장을 키워줄 필요가 없다는 판단때문이다. 하지만 내심으로는 상당히 「끓고」있다. 박지원 대변인은 『3김 밑에 들어간 사람이 무슨…』이라며 튀어나오는 비난언사를 애써 삼켰다. 그는 『비방정치를 하지 않겠다는 분이 야당총재를 비하하는 발언을 하면 자기 모순에 빠질 것』이라며 『더 지켜보겠다』고 일단 「로키」 전술로 나왔다. 김대중총재 측근들은 이의장의 「조용한」 3김비판이 목소리 큰 비방보다 쉽게 먹혀들 수 있다며 곤혹스러워 했다. 이의장의 3김공격스타일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쉽지않기 때문이다.

자민련은 보다 분명한 목소리로 이의장을 비난했다. 윤병호 부대변인은 최근 이의장의 고향방문행사와 가계보공개 등을 지적하며 『이의장이야말로 신지역패권주의를 획책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그는 또 『이의장이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비판하고 있지만 3, 4공화국과 5, 6공시절에 그는 어디에서 무엇을 했느냐』면서 「한 물안의 고기」론으로 흠집내기를 시도했다.

민주당도 의외로 목소리가 크다. 이의장영입실패에 따른 「감정」이 작용하고 있는데다 자신들이 전매특허로 삼고 싶은 3김청산론의 「저작권 침해」에 대한 반발이다. 조광한 부대변인은 『우리정치의 근원적 문제가 3김정치에 있다면 왜 3김정치종식과 지역볼모주의 타파를 주장해 온 민주당대신 본인이 구악이라고 비난하는 정당에 몸담았느냐』고 추궁했다. 그는 또 『그같은 처신이 3공과 5공동안 줄곧 권력의 양지에서 보낼 수 있었던 처세술에 기인하는 것은 아니냐』며 원색적인 반응을 보였다.<이계성 기자>

◎이회창씨 최근 발언 요지/“3김구도 21세기 변화·발전에 큰 걸림돌”

정치권이 21세기 변화와 발전에 대응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은 근본적으로 3김의 정치구도에서 오는 정치불안정이다. 우리 정치가 상대방을 죽일 듯이 으르렁거리며 싸우고 불안정한 것은 지역연고에 따라 똘똘 뭉치는 지역주의와 한 사람의 당수에 의해 정당이나 정국이 좌우되는 파당정치, 붕당정치때문이다.

지역감정 자체가 나쁘다거나 그것을 억지로 없앨수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지역감정을 정치에 악용해 이편 저편으로 편가르기를 하는 것은 문제다. 정치지도자의 팽팽한 대립과 갈등이 정치판을 항상 아슬아슬하고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아버지가 아들을 다스리는 듯한 권위적이고 오만한 정치가 아니라 자유와 창의에 기반한 선진정치를 추구해야 한다. 현재의 정치로는 정치선진화를 이룩하고 미래에 대비할 수 없는 만큼 새로운 정치세력이 등장해 21세기에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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