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등 관련회사 잇달아 설립 업무개시/자본규모 취약·여전히 높은 이자 문제지난달 중순 기아가 국내자동차업체중 처음으로 할부금융사를 설립한데 이어 대우 쌍용 현대도 잇따라 할부금융업무를 개시함으로써 자동차업계의 할부금융시대가 본격화했다.
할부금융이란 자동차를 할부로 살 경우 할부금융사가 구매자를 대신해 대금을 업체에 일시불로 지급하고 구매자로부터는 매달 할부금과 이자를 받는 금융상품. 제조업체로서는 대금을 일시불로 받기 때문에 자금압박을 피할 수 있고 고객관리를 위한 별도의 인력이 필요치 않기 때문에 생산과 판매에 전념할 수 있다. 또 구매자에게는 할부이자를 낮추고 자동차구매에 따르는 행정적 번거로움을 덜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신용대출 비중을 높여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점이 있다.
그러나 한달 남짓된 국내자동차 할부금융사에서 이같은 점을 전부 기대하기는 시기상조다. 가장 관심거리인 할부금리는 할부금융사들의 취약한 자본규모로 은행이나 보험, 리스회사를 이용한 기존 할부판매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4개 자동차할부금융사의 자본금은 총 1,500여억원. 자기자본의 10배로 영업한도가 제한돼 있기 때문에 1조5,000여억원이상은 할부금융을 해줄 수 없다. 8조원에 이르는 승용차 연간내수시장중 85%가량이 할부판매인 점을 감안하면 할부금융으로는 20%정도밖에 소화할 수 없고 따라서 연 14.5∼14.9%인 기존 할부이자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다만 자동차업체가 부분적으로 시행해온 자체할부와 비교해서는 할부이자에 대한 10%의 부가가치세를 추가로 물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약 2%의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쏘나타Ⅲ를 36개월 할부로 구입할 경우 자체할부로는 모두 1,290만7,000원이 들지만 할부금융을 이용하면 이 보다 34만4,000원이 싸진다. 할부이자 부가가치세 23만7,000원과 보증보험료 29만6,000원을 내지 않는 대신 공증료와 인지대 할부수수료 등으로 10만원정도만 내면 되기 때문이다.
이경우 보증보험이 아닌 신용대출로 할부금융을 이용한다는 단서가 붙는다. 그러나 금융사들이 할부수수료 등으로 보증보험을 대체한다는 계획이어서 이같은 신용대출은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앞으로는 고객신용도에 따라 할부금리를 차등 적용하는등 각종 금융상품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돼 자신의 신용과 구매실적에 따라서는 과거 할부구매보다 훨씬 좋은 조건으로 자동차를 구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황유석 기자>황유석>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