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감수성 자극 환상적 사랑 담아/젊은 취향에 초점 맞춰… 현실감·구성엔 아쉬움미니시리즈 「파파」(KBS2 수·목 하오9시50분)는 중고등학생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다. 배용준(최현준 역)등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배우를 출연시켜 사춘기 시청자들의 여린 감수성을 자극했고, 마음 속 깊은 곳에 있는 사랑에 대한 환상을 영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순정만화를 TV에 옮겨놓은 듯한 구성으로 현실감을 크게 떨어뜨렸다.
「파파」는 세 커플의 만남과 헤어짐을 기둥으로 삼고 있다. 열애 끝에 결혼했으나 파경을 맞은 현준과 세영(이영애 분), 사별해 새 짝을 찾고 있는 궁(박중현 분)과 실연의 상처를 갖고 있는 약사 혜원(이혜영 분), 대학원생 인표(정찬 분)와 재벌의 딸 희수(최윤영 분).
이들은 청소년 취향에 맞게 잘 생겼으며, 예의 바르고 적당히 외로움을 느낀다. 카메라도 이러한 출연자들을 최대한 멋있게 보이도록 하는 방향으로 맞춰져 있다. 시청자들은 평소 만나고 싶었던 사람을 화면에서 보는 것 같아 이 시간이면 채널을 KBS2에 맞추게 된다.
하지만 이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는 사람들조차도 우연이 남발된다는 비판을 한다. 21일의 방영분. 새별은 이혼한 아빠 현준을 따라 한의원에 갔다가, 애인 강사장과 함께 약을 지으러 온 엄마 세영을 만난다. 어색한 분위기 속에 한의원을 나와 강사장이 모는 차를 타고 아빠의 집앞에 내리자 이번엔 아빠를 좋아하는 여자 후배가 나타난다.
어느 날 강사장은 딸을 찾으러 간 현준이 세영의 집에서 나오는 것을 목격하며 씁쓰레하고, 희수와 헤어지려 했던 인표는 친구들과 거리를 지나가다 갑자기 희수 집으로 가는 버스를 보고 마음을 바꿨다.
인물들에게선 생활인으로서의 모습도 보기 힘들다. 남자 세 명이 유치원생 여자 아이와 남자 아이를 키우며 사는 집은 언제나 깨끗하고 옷은 잘 다림질 돼 있다. 대학원생 인표는 특별히 부잣집 아들도 아니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도 아니면서 생활수준은 「오렌지족」이다.
미모에다 성격까지 좋은 젊은이들이 나누는 사랑이 아름다워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좋은 소재를 치밀하게 구성하는 노력이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이현주 기자>이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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