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아래 가장 높은 대통령/왜 벌받는지 그게 궁금해요”/검사캐묻고 전씨 계속 부인 지루해『하늘 아래 가장 높은 대통령이 왜 벌을 받는지 이제는 알 것 같아요』
26일 전두환 전 대통령 비자금 첫공판이 열린 법정에는 두 어린이와 한 중학생이 어른들 틈에 끼여 한마디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열심히 메모를 했다. 유혁훈군(13·경기 고양 성사초등학교 5년)과 고아라양(10·서울 신흥초등4) 채원석군(15·서울 언북중2)등 3명. 이들은 태어나서 처음 본 재판의 소감을 묻자 이렇게 말했다.
유군은 재판 하루전인 25일 상오 11시부터 법원 정문에서 아버지 유철호씨(53·학원경영)와 꼬박 밤을 새우며 22시간을 기다린 끝에 42번째로 입장권을 구했다. 유군은 노태우씨의 구속과 1차재판을 TV를 통해 보면서 「대통령은 가장 훌륭한 사람만이 되는 자리인데 왜 죄를 짓고 누가 벌을 주는지가 궁금해서」아버지를 졸라 나왔다고 한다.
유군은 『검사님의 말이 어렵고 전 대통령은 계속 아니라고만 대답해 재판이 조금 지루했다』며 『앞으로 선생님이 되면 대통령도 잘못했을 때 보통사람들처럼 벌을 받게 된다는 것을 가르치겠다』고 말했다.
채군은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가 지난해 개최한 「사랑의 일기쓰기」 대회에서 최우수상을 탄 학생. 채군 역시 25일 새벽부터 줄을 서 방청권을 구했다. 「사랑의 일기」회보에 자세한 방청기를 쓸 생각이다. 채군은 『수천억원대의 돈 액수를 수첩에 옮겨적는데 어려웠다』고 말했다.<박진용 기자>박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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