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인간 공존” 가교될까/서울시립대 강현경씨 생태계 통로 분석/분당 중앙공원불곡산로 인간위주 설계 제기능 못해/다양한 수종·지역특성 맞는 화초 많이 심으면 공존가능도심에 조성된 인공녹지에서 야생동물들이 인간과 공존할 수 있을까.
녹지 생태계와 단절된 도심의 인공녹지를 자연생태계와 연결시켜 보려는 실험이 꾸준히 시도되고 있으나 아직은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립대대학원 조경학과 강현경씨는 석사학위 논문 「녹지축 연결을 통한 생태공간 조성계획」에서 경기 성남시 분당중앙공원에 조성된 에코브리지(Ecobridge)주변 생태계 현황을 분석, 도심에서도 자연생태계의 복원이 가능한지를 조사했다.
에코브리지는 산림 등에 서식하는 야생동식물이 도심의 인공녹지로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터널이나 도로 등을 말한다. 일본이나 독일 등에서는 도심녹지 등을 조성할때 필수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92년 분당신도시에 국내 최초로 건설된 에코브리지는 주변 불곡산의 동식물 생태계가 분당중앙공원으로 연결되도록 설계됐다.
그러나 강씨가 조사한 결과 이 에코브리지는 주변 생태계에 대한 철저한 조사없이 단기간내에 조성돼 본래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주변 생태계에 대한 개체수 조사결과 자연녹지인 불곡산에서 15종의 야생조류가 발견된 반면 에코브리지 주변과 분당중앙공원에서는 각각 3종과 5종만이 서식하고 있었다. 식생의 경우도 불곡산이 상수리나무, 떡갈나무 등 참나무류와 잣나무,리기다소나무 등 인공림으로 다양하게 구성된데 비해 에코브리지 주변은 소나무와 잔디 등으로 단순했다.
논문에서 강씨는 ▲에코브리지가 포장도로로 조성되는 등 인간위주로 설계됐고 ▲불곡산의 자연적인 식생구조를 무시하고 소나무 등을 심었기 때문에 제기능을 수행하지 못한 것으로 결론짓고 다층적인 식생모델과 설계지침을 제시했다.
강씨는 에코브리지를 통해 도시녹지가 종다양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산림녹지의 수종을 참고해 다양한 식생을 조성하고 지역특성에 맞는 자생 화초류와 관목 등을 많이 심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논문작성을 지도한 이경재교수는 『그동안 생태계통로가 비용문제 등으로 제대로 조성되지 못했다』며 『충분한 준비작업을 거쳐 에코브리지가 건설된다면 도심지역에서도 다양한 생물종이 공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상연 기자>이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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