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 넣으면 프로필 나와… 전국 200여곳에 설치/“직접 선택 합리적” “쉽게 만나는 세태 씁쓸” 갈려이성을 구하기도 인스턴트 시대인가. 커피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듯 5백원짜리 동전 두개로 짝을 찾는 「데이트 자판기」가 젊은이들을 끌고 있다.
2∼3년 전부터 커피전문점 당구장 슈퍼마켓 등에 하나 둘 등장하기 시작한 데이트 자판기는 현재 서울에만 60여곳, 전국적으로 2백여 군데에서 「성업」중이다. 5백원 동전 2개를 넣으면 연령별로 이성 3명의 프로필과 연락처가 뽑혀 나온다. 자판기에는 컴퓨터 중매를 전문으로 하는 한 만남정보센터에 회원으로 가입한 사람들의 정보가 저장돼 있다. 현재 이 센터의 회원수는 1만여명.
서울 서초동 우정당구장 이영진씨(52)는 『보름전에 데이트 자판기를 설치했는데 하루 10명 정도의 젊은이들이 이용한다』며 『호기심과 기대감 반반으로 동전을 넣어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데이트 자판기에 대한 반응은 가지가지다. S대 4학년 이모씨(22·여)는 『여러 사람 중에서 마음에 드는 상대를 프로필을 보고 직접 선택할 수 있어 합리적인 것 같다. 남자친구가 없는 친구들 사이에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회사원 서모씨(28)는 『쉽게 만나고 쉽게 헤어지는 요즘의 세태를 반영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으로는 데이트 자판기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이름 주소 전화번호 호출번호 직업 학력 가족관계 혈액형 신장 체중 등 개인 신상정보가 모두 노출돼 범죄 등에 악용될 소지가 충분하다는 지적이다.<김상철 기자>김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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