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트로,미 대선전틈탄 “계산된 도발”/공화 강경책 촉구속 클린턴 신중대응쿠바 공군의 미국 민간 경비행기 격추사건은 사안의 성격상 미국의 대쿠바정책은 물론 현재 진행중인 미대통령선거전에도 적지않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카리브해에서 격추된 경비행기가 미국으로 뗏목 등을 타고 망명하는 쿠바인들을 구조하는 쿠바인 망명단체 「구조를 위한 형제들」 소속이라는 점에서 정치적 의미를 더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쿠바의 카스트로 정권으로서는 그동안 눈에 가시처럼 행동하던 이 단체에 본때를 보여줌으로써 국민의 단결심을 이끌어내자는 의도로 보인다. 또 유엔에서 논의중인 「대쿠바 경제제재조치 철회안」에 미국이 반대하고 있는 데 대한 불만의 표시도 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이 대선을 앞두고 있어 적극적인 대응을 못할 것이라는 점도 계산됐을 것이다.
사건 직후 공화당 의원들은 『미국에 대한 공격, 테러, 선전포고』로 간주하며 『직접적이고도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플로리다주가 내달 12일 7개주에서 일제히 예비선거가 실시되는 슈퍼화요일의 최대격전지임을 감안하면 공화당 후보주자들의 「강경발언」도 뒤이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클린턴 행정부로서는 당장 「단호한 조치」를 취하기보다는 진상파악과 신중한 처리쪽으로 가닥을 잡아갈 것으로 관측된다. 시애틀에서 유세중인 클린턴 대통령은 진상파악과 대응조치 마련만을 지시했다.
쿠바와의 관계개선쪽으로 가닥을 잡아가던 클린턴으로서는 일단 이 문제가 아이티나 파나마사태와 같이 확대되지 않기를 바라면서 적절한 대응책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워싱턴=정병진 특파원>워싱턴=정병진>
◎피격 「구조를…」 이란/탈출난민 구조 미거주 망명쿠바인 단체
「구조를 위한 형제들」은 카리브해를 사이에 두고 쿠바와 마주보는 미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인근에 살고 있는 망명 쿠바인들이 쿠바 탈출난민을 구조하기 위해 91년에 창설한 민간단체다. 경비행기 5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연간 120만달러의 기부금으로 운영된다. 지금까지 카리브해를 순찰하며 6,000여명의 쿠바난민을 구조했다. 특히 94년 여름 뗏목을 타고 탈출한 쿠바난민 수천명을 구조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지난해 7월부터는 직접 쿠바 수도 아바나 상공까지 날아가 전단을 뿌리며 카스트로 정권타도를 선동하기도 했다. 쿠바 당국은 이들을 「미중앙정보국(CIA)의 첩자」라며 아바나 상공으로 들어오는 비행기는 격추하겠다고 경고해왔다.<최서용 기자>최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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