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제·역사바로세우기 등 과감한 시행/총선승리·통치방법론 등 숙제아시아 3개국 순방길에 오른 김영삼 대통령은 25일 취임 3주년을 인도의 뉴델리에서 맞았다. 김대통령은 이날 별다른 기념행사를 갖지않는대신 수행기자단과의 오찬간담회를 통해 남은 2년 임기를 맞는 각오를 밝힐 예정이다. 특히 재임 3년동안 줄곧 추진해온 「변화와 개혁」을 잔여임기 동안에도 국정운영의 기조로 삼겠다는 뜻을 분명히 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김대통령은 취임이후 이제까지 내치는 물론 외치에 있어서도 「변화와 개혁」을 근간으로 해 정치 경제 행정 민생 등 각 분야에서 변화의 바람을 일으켰다. 청와대측은 이같은 김대통령의 개혁전략이 ▲부패척결 ▲세계화개혁 ▲역사 바로세우기 등 3단계로 나뉘어서 추진되어 왔다고 밝히고 있다.
김대통령은 우선 우리 사회 깊숙한 곳에까지 뿌리내린 각종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사회기강을 바로 잡기위해 「성역없는 사정」을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로 삼았다. 다음으로 개혁의 방향을 대외지향적·미래지향적인 쪽으로 돌려 94년말부터 국정운영의 방향을 세계화로 집약시켜왔다. 이어 지난해 10월 노태우씨 축재비리사건을 계기로 김대통령은 헌정사상 처음으로 두 전직대통령을 구속하는 상황을 감내하며 「21세기 일류국가의 건설」을 위한 역사 바로세우기를 제시했다.
이와함께 김대통령이 역점을 두었던 것은 바로 정치개혁이다. 정치개혁이 곧 사회전반의 개혁을 주도한다는 생각아래 공직자재산공개, 공직자윤리법 개정,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등 정치개혁입법, 금융실명제실시 등의 조치가 잇달았다. 김대통령은 또 지난해 6·27지방선거에서 비교적 성공적인 선거풍토가 이룩되었던 것을 15대 총선과 내년의 15대 대선에까지 이어가 정착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원종 정무수석은 『정치개혁은 궁극적으로 공정한 룰을 만들어 그안에서 페어플레이를 할수 있도록 제도와 의식을 바꾸는 작업이라는 점에서 모든 개혁의 시발점이자 완결편』이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의 남은 임기는 새로운 개혁조치를 내놓기보다 지금까지의 개혁을 계속적으로 유지해나가는데 집중될 전망이다. 나아가 「문민 2기정부」를 탄생시켜 개혁의 배턴을 넘겨 다음 세대가 개혁을 완성시키도록 하는데 주력할 것같다.
하지만 남은 임기를 원만하게 이끌기 위해 넘어야할 산은 하나둘이 아니다. 당장 15대 총선에 신한국당이 「산술적 승리」까지는 못되어도 정치적 승리는 거둬야하는 것은 절체절명의 과제이다. 총선에서 패배할 경우 국정장악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은 물론, 김대통령이 『내 몸을 던져서라도 이루겠다』는 말로 표현하고 있는 세대교체라는 정치적 과제의 실현도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대통령의 국정수행에 관한 여론의 호응과 함께 독선적 스타일 등 개혁의 방법론 등을 비판하는 여론도 만만치않은게 사실이다. 또 김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곧 신한국당 후보들에게 이어질 것이라는 점도 의문이다. 더욱이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극명하게 드러난 우리 정치의 지역할거구도가 도사리고 있고 개혁조치로 인한 피해세력이 엄존하고 있다는 것도 주목해야할 대목이다. 이와관련, 청와대 관계자들은 『앞으로 개혁과 관련해 제기되는 비판을 겸허하고 냉정한 자세로 받아들여 국민과 호흡을 같이하는 개혁이 될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집권3년을 정리했다.<신재민 기자>신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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