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선출 만장일치제 폐지/비밀투표로 3분의2 찬성땐 당선

◎로마교황청 방식 개정로마 교황청은 23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75)의 지시에 따라 교황선출 절차를 일부 개정했다.

차기 교황 선출때부터 적용될 이 규칙은 교황선거추기경단 회의의 만장일치 호명방식 선출을 배제하고 비밀투표를 통해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으면 당선되도록 했다. 또 3분의 2이상의 지지를 얻는 후보가 없어 선출회의가 수일 이상 지연될 경우 단순 과반수로 선출할 수 있도록 했다.

교황청은 추기경의 수가 크게 늘고 지역분포도 다양해진 상황에서 만장일치 합의방식은 선거인단의 의사를 적절히 반영하는 것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해 선출방식을 변경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같은 개정은 현 교황인 요한 바오로 2세의 자유분방한 성격과도 무관치 않을 뿐 아니라 3분의 2이상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추기경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교황청은 이밖에 비밀유지를 위해 추기경단 회의 전에 회의장인 시스틴 성당과 추기경단 숙소 일대에 도청장치 은닉여부를 점검하고 추기경이나 회의 관계자들이 휴대전화나 녹음기같은 통신장비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그러나 회의장 굴뚝에 연기를 피워 선출을 알리는 전통은 그대로 유지된다.<바티칸시티 upi="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