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파전속 이등휘 압승여부 주목/이슈는 양안관계·변수는 중무력시위/이대만위상강화/림·진긴장완화/팽독립천명내달 23일을 겨냥한 대만(타이완)최초의 총통직선 유세전이 24일 개막됐다. 해협너머 복건(푸젠)성에서 중국군의 포성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돌입한 이번 선거전의 최대 이슈는 중국과의 통일논쟁. 지난해 6월 이등휘(리덩후이·73)총통의 미국방문으로 가열된 통―독논쟁이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이번 선거는 또 직선제로 치러진다는 점에서 87년 계엄령 해제이후 계속돼온 민주화 장정의 대미를 장식한다는 의의가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관심을 끄는 것은 이총통의 압승여부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당선이 확실시되고 있는 이총통이 과연 과반수의 지지를 획득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이총통의 압승은 대중국 관계에서 이총통의 입지에 강화와 함께 냉각된 양안관계에 돌파구를 마련할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레이스는 집권 국민당과 제1야당 민진당, 무소속 2명등 4파전으로 펼쳐진다. 이총통은 연전(롄잔)행정원장을 부총통 후보로 내세웠다. 팽명민(펑밍민·72)민진당 후보는 사장정(시에장팅)을, 무소속의 림양항(린양강·68)전 사법원장은 백촌(하오바이춘)전 행정원장을, 진리안(천뤼안·58)전 감찰원장은 왕청봉(왕칭펑)을 각각 러닝메이트로 레이스에 뛰어 들었다.
통일에 대한 입장으로 볼 때 후보들은 3통―1독의 형국이다. 이총통과 림양항, 진리안은 통일진영에 속하고 팽명민은 독립지상주의자다. 그러나 한꺼풀 벗겨 놓고 보면 이같은 단순 분류는 곤란해진다.
이총통은 통일을 내세우되 대만의 국제적 위상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이같은 정책에 의해 취해진 자신의 방미와 이원족(리위안추)부총통의 2차례에 걸친 미국 통과비자 획득은 중국의 거듭된 군사적 위협을 야기했다. 이에 대해 림과 진은 통일과 함께 중국과의 긴장완화를 최우선 목표로 주장하고 있다. 반면 팽은 당선되면 즉시 대만의 독립주권을 천명하겠다고 호언하고 있다.
이번 선거는 또 이총통과 반리진영간 대립성격을 띠고 있다. 림과 진은 이총통이 독립을 부추겨 중국의 군사위협을 부르는 등 양안관계를 악화시켰다며 맹공격을 퍼붓고 있다. 팽도 이총통의 모호한 대중국정책을 비난하고 있다.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총통은 40%이상의 지지율을 기록, 단연 선두를 달리고 있다. 림은 10%를 약간 넘는 지지율로 2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팽과 진은 각각 5%내외로 나타났다.
선거의 최대변수는 중국의 무력위협. 중국은 이미 수차례에 걸쳐 대만침공을 가상한 군사훈련과 미사일 발사실험을 행한데 이어 선거를 전후해서는 중국군 사상최대 규모의 육해공 합동훈련을 계획하고 있다. 중국의 위협목적은 이총통의 과반획득 저지와 선거에서 표출될 독립열기를 잠재우는 데 있다.
문제는 이같은 위협이 이총통에 대한 지지율 하락으로 연결될 것인가 하는 것. 비록 지금까지 중국의 위협에 따라 100억달러가 해외로 유출되고 주가가 춤을 추었지만 이총통의 인기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배연해 기자>배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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