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로 최대원인 대기업과의 협력 미흡/자금난 해소 「금융」 보다 재정지원으로/향후 중기대책 구조조정에 무게 둬야”중소기업의 어려움을 타개하려면 무엇보다 대기업과의 협력관계구축과 중소기업 스스로가 환경변화에 적응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23일 한국개발연구원(KDI)산하 국민경제교육연구소가 학계 금융계 교육계 언론계등 전문가 28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부의 중소기업대책에 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이 어려움을 겪는 가장 큰 이유로 대기업과의 협력관계미흡(38.8%), 중소기업인 자신들의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노력미흡(34.4%)을 꼽았다. 정부지원시책의 미비란 응답은 19%에 불과했다.
현 중소기업정책에 대한 평가에서 가장 잘된 조치로는 대기업의 불공정거래행위시정이, 가장 미흡한 조치로는 금융지원이 각각 꼽혔다.
중소기업의 자금난 해소방안에 대해 전문가들은 금융지원(32%)보다 재정지원(32.4%)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은 상업기관인 은행 입장에선 정책금융증가에 따른 경쟁력약화 부실가능성증가등 부담을 떠안게 되므로 중소기업 자금지원은 이제 정부예산으로 풀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또 재정 또는 금융지원 모두 결국은 국민 세부담증가와 금융산업왜곡을 초래하므로 양자 모두 불필요하다는 응답(10.9%)도 적지 않았다.
현금결제확대 어음기간단축등 대기업들이 잇따라 발표하고 있는 중기지원책에 대해선 「큰 도움이 된다」가 47.9%, 「실제 달라진 것은 없다」는 응답도 이와 비슷한 48.7%를 차지했다.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지원확대로 세부담이 늘어난다면 동의하겠느냐」란 질문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응답이 8.6%에 불과, 개인적 희생이 동반되는 중소기업 살리기라면 대부분 동참할 의사가 없음을 나타냈다.
향후 정부의 중소기업시책 방향으론 구조조정작업지속이 28.5%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사후관리철저(27.8%) 금융·재정지원강화(14.6) 대기업제재강화(14.6%) 순이었다.
전문가들의 이같은 시각은 과거 중소기업인들을 대상으로 실시됐던 설문조사결과들과는 크게 달라진 것이다. 중소기업인들은 주로 중기애로의 원인과 해결방안을 모두 정부쪽으로 돌리는 반면 이번 조사에선 중기문제는 기본적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즉 민간부문 자체노력으로 해결돼야하고 정부역할은 개별지원보다 공정경쟁제도확립 구조조정촉진등 경제질서의 틀을 확립하는데 제한되어야 한다는 견해가 주로 제시됐다.<이성철 기자>이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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