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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연임된 미 FRB의장 그린스펀(뉴스 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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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연임된 미 FRB의장 그린스펀(뉴스 메이커)

입력
1996.0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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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연한 통화정책 “굳건한 아성”/골수 공화당원이면서 클린턴에 재지명받아/인플레 진정 등 경제 정상유지에 큰 공헌 평가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 앨런 그린스펀 의장(70)은 22일까지 연 사흘째 전미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지난 이틀간 상원에 출석, 미경제에 대해 던진 몇마디 진단으로 주식시장을 요동치게 한 그는 이날 클린턴 대통령으로부터 3월2일 임기가 만료되는 FRB의장직의 연임을 지명받아 다시한번 뉴스의 초점이 된 것이다.

이번 지명으로 그는 4년임기의 FRB 의장직을 세번째 맡게 된다. 그의 연임은 오래전부터 예견된 일이기는 하다. 그렇지만 그가 자타가 인정하는 골수 공화당원인데도 대선을 앞둔 민주당의 클린턴 대통령이 그를 연임시키지 않을 수 없었던 사정은 새삼 정·재계의 화제가 되고 있다. FRB 자체의 힘도 대단하지만 그만큼 그린스펀의 입지가 막강하다는 사실을 웅변한다고 할 수 있다.

원래 FRB의장은 미국의 국정을 움직이는 정부조직으로서 대통령 다음가는 영향력을 지닌 것으로 공인돼 있는 자리다. 7,000여개의 시중은행을 감독 통제하며 연간 10억달러의 예산으로 미전역 12개 지점 2만5,000명의 직원을 통솔하는 미국의 돈줄이다. 그가 입을 열면 세계가 귀를 기울인다는 그린스펀은 이번 재임으로 「불가침의 거함」이라는 별명을 새로 얻게 됐다.

클린턴에게 그린스펀은 선택의 여지가 없는 절대적 대안이었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그린스펀의 통화정책은 인플레를 진정시키면서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가능케 한 가장 이상적인 업적을 클린턴에게 안겨주고 있다. 94년 금리를 7번이나 인상하는 경기 진정책을 구사해 클린턴의 애를 태우기도 했지만 그린스펀의 의연한 정책관은 결국 경제가 제 궤도를 벗어나지 않도록 이끌었다는 일치된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린스펀 의장은 87년 레이건 대통령이 처음 지명, 공화당 정권과 함께 일을 해온 사람이다. 이어 91년 부시정부때 의장직을 연임, 클린턴정부에서 계속 통화정책을 펴왔다. 그는 온건 보수주의자로 알려져 있다. 정부개입에 비판적인 대신 시장경제의 원리를 중시하는 「절충주의 경제학자」라는 평판이 붙어 있다.

청년기를 뉴욕 맨해튼에서 보낸 뉴요커로 뉴욕대학에서 경제학 석사까지 받은 뒤 컬럼비아대학에서 박사과정 공부를 계속했으나 학위는 77년에 땄다. 68년 리처드 닉슨의 선거참모로 정·관계에 첫발을 들여놓았고 닉슨행정부의 각종 임시 경제기구자문직을 역임하면서 주로 「프리랜서」로 활동했다. 그가 정식 정부기관직 제의를 수락한 것은 닉슨 재선이후인 74년 대통령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직을 맡은 것이 처음이다. 53년 화가인 조안 미첼과 결혼했으나 1년만에 이혼한 뒤 독신으로 지내며 바버라 월터스 등 유명 여류인사들과의 교유로 사교계의 화제가 되기도 한다.<뉴욕=조재용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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