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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이미지 “자승자박” 전망/뷰캐넌 돌풍 어디까지 불까

입력
1996.0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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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그룹없고 당지도부도 “클린턴 적수 못돼” 평가/진보성향 중동부로 옮겨가면 유권자 외면 예상「뷰캐넌의 돌풍이 과연 언제까지 갈 것인가」

극우 보수주의를 표방한 패트 뷰캐넌이 미대선 뉴햄프셔주 공화당 예비선거에서 승리함으로써 경선판도가 시계 제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뷰캐넌은 27일 애리조나주와 사우스 다코타주, 노스 다코타주 및 내달 2일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예비선거에서도 여전히 기세를 올릴 것이 확실시된다. 이 지역 유권자의 상당수가 종교적 보수주의자와 실업을 우려하는 섬유노동자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이같은 추세로 볼 때 내달 12일 「슈퍼 화요일」까지 밥 돌, 라마 알렉산더후보와 3파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뷰캐넌이 나머지 예선에서 계속 승승장구, 후보지명을 따낼 가능성에 대해서는 극히 회의적인 견해가 지배적이다. 뷰캐넌의 자금상태와 성향, 당내 입지 뿐 아니라 지금까지 그의 승리에 내포된 본질적 한계 때문이다.

뷰캐넌이 모은 선거자금은 440만달러 정도로 이 돈은 선거 초반에 불과한 현재 거의 거덜난 상태다. 그는 기세를 몰아 돈줄을 잡아야 하는 상황이나 목돈을 내놓을 후원그룹이 대부분 그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

특히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폐기와 보호관세 부과, 세계무역기구(WTO)와 다수 유엔산하기구에서의 탈퇴등의 주장은 업계 뿐 아니라 공화·민주 양당으로부터 비난받고 있다.

또 그가 초반 승리한 지역은 보수파의 아성이지만 선거전이 중동부로 옮겨가면 그의 극우적 성향에 대한 유권자의 반발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공화당의 예비선거 전략에는 「초반에 극우노선을 걷다 중반에 접어들면 중도로 급선회하라」는 불문율이 있다. 유권자의 지역성향에 신축성있게 대응하라는 주문이다. 뷰캐넌은 그러나 이 전략에 따라 방향선회를 할 수 없는 입장이다. 보수 우익적 이미지가 유권자들에게 강렬하게 각인돼 있기 때문이다.

공화당 지도부도 뷰캐넌을 빌 클린턴 대통령과 대적할 수 있는 인물로 보지않고 있다. 공화당내의 지지율 상한선이 기껏해야 30%정도에 지나지 않아 돌과 알렉산더가 후보 단일화를 이룬다면 그의 패배는 자명해진다.

분석가들은 이와 관련, 공화당 지도부가 「슈퍼 화요일」이 지나면 돌과 알렉산더중 한사람에게 사퇴압력을 본격적으로 행사할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어떤 후보든 상호비방전을 통해 이미지가 손상되면 클린턴과의 최종대결에서 패배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뷰캐넌의 초반승세가 어쨌든 공화당을 혼란속에 몰아 넣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며 그의 부상에 따른 최대의 피해자는 유력한 선두주자인 돌이 될 것만은 틀림없다.<배연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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