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타임지 분석/공직통해 급성장… 최근 인기하락 추세/조직 밑바닥부터 시작… 강한의지 강점/재능 하나로 부각… 미 전형적 성공모델「밥 돌, 빌 클린턴, 패트 뷰캐넌」
96 미대선의 3각축을 이루는 이들 후보를 극명하게 차별화할 수 있는 「잣대」는 무엇일까. 출신배경이나 학력, 정치이력, 강·온성향, 당적…. 근소한 차이점은 있지만 세 후보의 특징을 유권자들의 뇌리에 명확히 각인하는데는 그리 시원치 않은 기준들이다.
그러면 이들 세후보를 개인의 성공 추구방식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투영해보면 어떨까. 야망을 실현하는 미국인의 방식은 3가지로 나뉠 수 있다. 재능을 무기로 목표를 달성하는 탤런트형, 평생을 바쳐 꿈에 접근하는 노력형, 그리고 공직을 통해 성공을 실현하려는 관료형이 있다. 이를 대권에 도전한 세 후보와 연결해 볼 때 돌은 노력형, 뷰캐넌은 탤런트형, 클린턴은 관료형으로 분류될 수 있다.
이중 가장 대표적이면서도 오래된 미국인들의 성공방식은 탤런트형. 자신의 재능을 바탕으로 모험을 감수하며 뜻한 바를 성취하는 스타일이다. 서부개척자들부터 농구천재 마이클 조던, 팝가수 마돈나에 이르기까지 각분야에서 성공한 전형적 모델이다.
언론인 출신의 뷰캐넌이 이 범주에 속한 이유는 당연하다. 여론을 창출하거나 포장·디자인하는 비즈니스에 성공, 이제는 백악관 주인자리까지 넘보게 됐기 때문이다. 물론 종교적 신념과 전통가치관의 원칙을 꾸준히 준수하는 노력형이라는 측면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볼때 탤런트형이 분명하다.
반면 돌은 평생 한가지 목표에 정진해온 노력형이다. 1880년부터 세계 2차대전때까지 미국의 건실한 자본주의를 육성해온 인물들은 대부분 이런 유형이었다. 조직 밑바닥부터 시작, 단계적으로 마지막 계단까지 한눈 팔지않고 정진하는 타입이다. 60년 캔자스주 하원의원으로 출발, 30여년간 의정생활을 하면서 3번째 대권도전에 나서게 된 돌은 의지의 인물일 수밖에 없다.
가장 새로운 성공 유형은 바로 관료형이다. 2차대전이후 자본주의의 번창과 고등교육의 일반화 추세에 따라 양산된 엘리트 전문인들이 바로 이들이다. 월스트리트나 아이비리그대학, 대형 법률회사가 이들의 주무대다. 재선에 나선 클린턴도 이같은 그룹에 속할 수 있는 인물이다.
관료형 인물들의 특징은 대부분 이지적이고 논리적이지만 탤런트형처럼 모험을 좋아하지 않으며 그렇다고 노력형처럼 강인한 인내심도 없다.
최근 관료형 인물들의 인기는 떨어지고 있다. 비록 워싱턴의 권부까지 장악할 정도로 힘이 확대했지만 그들 그룹 내부에서조차 과연 관료형 엘리트들이 미국을 지도할 역량이 있는지 스스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미국의 엘리트 관료집단이 베트남전의 당위성을 역설하면서도 자신들의 참전은 거부한 것이나 극빈층 해소문제 등에 대한 이해부족도 이를 반증하는 대목이다.
노력형이나 탤런트형 집단도 관료형집단에 대한 공세의 수위를 높이고있다. 관료형은 인종갈등이나 인권, 남녀평등에 관해서는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정작 범죄나 경제문제에 대한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공박하고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관료형인 클린턴은 이번 대선에서 노력형의 돌과 탤런트형의 뷰캐넌후보에 의해 심각한 도전에 직면했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의 성공을 견인해왔던 노력형과 탤런트형 그리고 현재 백악관을 차지한 관료형의 결전이 벌어지고 있다. 과연 승자는 누구일까.<정리=이상원 기자>정리=이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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