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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마니아/여석기 지음(화제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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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마니아/여석기 지음(화제의 책)

입력
1996.0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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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 영화 걸작선 33편 분석프랑스 외인부대원들의 표류하는 삶과 사랑을 다룬 조셉 폰 스턴버그감독의 흑백영화 「모로코」(30년작), 한 어수룩한 청년의 우직한 삶을 배경으로 월남전과 반전운동, 청년문화로 이어지는 60∼70년대 미국의 사회상을 짚어본 「포레스트검프」(95년작)등. 영화사에 남을 명화 33편이 전하는 메시지를 영화팬의 시각에서 살펴본다.

『월남전 참전경험을 지닌 주인공은 택시라는 좁은 공간 이외의 세계와 단절되어 있다. 광기와 폭력을 내포하고 있는 그의 고독은 1940년대 필름 느와르의 70년대식 변형을 엿보게 한다. 그러나 이 영화가 그리는 것은 병든 거리 뉴욕의 실상이라기보다 병든 인간이 본 악몽의 세계이다』(「택시드라이버」중에서). 작품에 얽힌 사회적 배경이나 미공개 에피소드까지 소개, 평론가의 글과는 또다른 즐거움을 전해준다. 예컨대 「카사블랑카」의 촬영 때 여주인공 잉그리드 버그만은 감독에게 연인 릭(험프리 보가트)과 남편 라즐로(폴 헨리드)중에서 누구를 더욱 사랑해야 될 것인지를 물었으나 감독은 자신도 모른다고 대답했을 정도로 결말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한다.

원로영문학자이자 고려대명예교수로 있는 지은이는 일본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던 17세 청소년기에 영화의 마력에 빠져 영화공부를 하고 싶었지만 여건이 허락하지 않아 영문학을 전공했다고 아쉬운 회고를 하고 있다. 솔간·9,500원<박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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