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캐넌 반란」 공화주류층 “충격”/지도부 “자칫 적전분열”… 돌·알렉산더 단일화논도백인 보수층의 좌절과 분노를 대변하는 패트 뷰캐넌이 뉴햄프셔주 공화당 예비선거에서 밥 돌 후보를 박빙의 표차로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그의 승리는 중도 보수층의 표가 돌 후보와 라마 알렉산더 후보쪽으로 나뉘어 간데 따른 반사이익이지만 아무튼 승리는 승리다.
루이지애나 코커스에서의 승리, 아이오와 코커스에서의 선전(2위)에 이은 뉴햄프셔 예선의 승리는 뷰캐넌에게 공화당 대통령 후보에 한발짝 더 근접할 수 있는 기폭제가 될 것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가 공화당 대통령후보 지명전 초반에 보여준 선전은 역설적으로 그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뷰캐넌의 눈부신 약진에 커다란 충격을 받고 있는 공화당의 주류층은 그를 상대로 한층 더 강력한 견제를 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뉴트 깅그리치를 비롯한 공화당 지도부는 「뷰캐넌 카드」로는 11월 본선에서 백악관을 탈환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결론을 내려놓고 있다. 백악관은 커녕 하원에서의 다수당 위치마저 위태롭다는 판단이다.
이는 그가 표방하는 반체제적, 반기업적 정책이 공화당의 정서와 배치될 뿐 아니라 대다수 유권자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지는 못하고 있다는 데 기인한다. 결국 뷰캐넌은 「공화당의 제시 잭슨」 운명을 맞게 될 소지가 크다.
흑인인 잭슨목사는 84, 88년 등 두차례에 걸쳐 민주당 대통령후보 지명전에 나서 월터 먼데일, 마이클 듀카키스 등을 위협해 가며 선전했으나 결국 지명권을 따내지 못한 채 이들에게 커다란 상처만 남겨 민주당이 대선에서 패배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따라서 공화당 지도부는 뷰캐넌의 상승세를 둔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돌후보는 어부지리를 얻게 된다.
물론 여기에는 알렉산더후보라는 커다란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알렉산더는 이번에 3위를 차지했지만 기대이상의 득표율을 보였다.
알렉산더가 24일의 델라웨어 예선에 이어 27일의 애리조나·사우스 다코타·노스 다코타 예선, 3월 5일의 「주니어 슈퍼 화요일」, 3월 12일의 「슈퍼 화요일」에서도 돌에 근접하는 상승세를 유지하게 되면 공화당 지도부내에서는 돌과 알렉산더 측간 단일후보 추대론이 대두될 것이다.
돌, 뷰캐넌, 알렉산더 등 3명의 선두주자들은 6주안에 30개 지역에서 혈전을 치르게 된다.
이는 민주당쪽에서 단독출마가 확실한 빌 클린턴대통령에게 무엇보다도 반가운 소식이다.<맨체스터(미뉴햄프셔주)=이상석 특파원>맨체스터(미뉴햄프셔주)=이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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