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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망명·호구책 두갈래추측/망명 후세인사위들 왜 이라크로돌아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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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망명·호구책 두갈래추측/망명 후세인사위들 왜 이라크로돌아갔나

입력
1996.0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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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망명­반후세인세력 파악·무기계획 은폐 책략/호구방편­반정단체서 외면·「용서」 약속에 자진귀국해외탈출 6개월만에 이라크로 되돌아간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딸과 사위들은 「위장 망명」이었는가, 혹은 끈끈한 가족적 연대를 끝내 끊지못한 「자진 귀국」인가. 아니면 어느 곳에도 발붙이지 못해 어쩔 수없이 택한 호구책인가. 지난해 8월 요르단으로 탈출, 후세인 정권 타도를 외치며 그의 치부를 낱낱이 서방측에 알려 후세인 정권에 타격을 가했던 후세인의 사위 후세인 카멜 하산 중장과 그의 동생 사담 하산 대령, 이들의 부인인 후세인의 두딸 등이 20일 이라크로 되돌아간 후 떠오르고 있는 의문점이다.

우선은 위장 망명 가능성이다. 이 경우 서방측은 방위산업 장관으로 이라크의 비밀무기 계획을 총괄하던 하산 중장이 망명후 털어 놓았던 증언들의 신빙성에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유엔 대량살상무기 해체감시기구는 최근 그의 증언을 토대로 이라크의 무장해제 수준이 아직 만족할 상태가 아니라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이 증언들마저 후세인의 은밀한 무기계획의 중요 부분을 가리기 위한 「미끼」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나아가 후세인 정권 전복을 외치며 범반정부세력 규합을 추진했던 하산이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반정부세력의 면면들을 모조리 파악했을 가능성이다. 이 명단이 후세인 손에 넘어갈 경우 이라크 정권내에 포진해 있던 반후세인세력들은 종말을 고할 수 밖에 없다.

반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권력 「깊숙한 곳」에서 일어난 암투와 비리를 떠들어 대며 자신의 얼굴에 먹칠을 하고 있는 사위와 딸들에게 귀환을 종용해왔다. 과거는 묻지 않겠다는 약속과 함께 하산을 「못살게」 견제하던 장남 우다이의 권력 일부를 약화시키는 등 이들의 귀국을 위한 분위기를 만들어 왔다. 그러한 후세인이기에 하산이 귀환 의사를 밝힌지 하룻만에 하산 등의 사면령도 내렸다. 자진 귀국론의 배경이다.

그러나 이들이 처했던 정황을 들어 호구책 차원의 귀환이라는 분석도 설득력있게 제기되고 있다. 즉 후세인 정권에서 탄압의 하수인 노릇을 했던 과거 전력으로 인해 어느 곳에도 발을 붙이지 못했던 이들이 연명을 위해 귀국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당초 미국은 이라크 정권에서 한 지분을 갖고 있던 하산을 후세인에 대체할 최적의 인물로 꼽았으나 최대 반정부단체인 이라크민족회의 등은 「피를 묻힌」 그와 손잡기를 단호히 거부했다. 오히려 그의 존재는 반후세인 연대에 걸림돌로 작용했다고 할 수 있다. 이들의 3국 망명 요청도 같은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따라서 갈 곳이 마땅치 않던 이들은 마침 후세인이 「용서」를 약속하며 귀국을 종용하자 권력과 풍요로운 삶에 다시 안주하는 길을 택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이들의 귀환은 호구책에서 나온 자진 귀국이라고 할 수 있다.<윤석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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