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년 「못다핀 꽃 한송이」 히트, 「서편제」등 영화음악 호평도<언제 가셨는데 안오시나 한 잎 두고 가신 님아 가지 위에 눈물 적셔놓고 이는 바람소리 남겨놓고 앙상한 그 잎새는 한잎 …> (못다핀 꽃 한송이, 김수철 작사·작곡, 1983년) 언제>
가수 겸 작곡가인 김수철(39)의 노래에는 젊은이의 마음을 쓰다듬는 매력이 있다. 「단절의 시대」였던 80년대초 외로운 젊은이들은 「못다핀 꽃 한송이」 「별리」와 같이 구성지면서도 허무한 내용의 노래에서 동병상련의 위안을 찾았다. 동시에 용기와 희망을 얻기도 했다.
<거치른 벌판으로 달려가자 젊음의 태양을 마시자 보석보다 찬란한 무지개가 살고 있는 저 언덕너머 내일의 희망이…> 로 시작되는 「젊은 그대」(안양자 작사·김수철 작곡, 1983년)와 「정신차려」 「나도야 간다」 등 밝고 재미있는 가사의 노래들도 그랬다. 이러한 매력은 그의 장수하는 인기와 연결됐다. 거치른>
김수철은 78년 록그룹 「작은 거인」으로 데뷔했다. 당시 다운타운에서 큰 인기를 얻었던 데뷔곡 「일곱색깔 무지개」는 그의 밝은 전도를 알려주었다. 힘있고 호소력 강한 고음역의 창법과 무대에서의 화려한 연기, 다양하게 열려있는 작곡가로서의 감수성이 그것을 말해 주었다.
『「키도 작은게 너무 까분다」는 소리를 듣기도 했어요. 그렇지만 「기특하다」고 생각한 분들도 많았던 것 같아요. 특별히 홍보를 한 것도 없는데 「일곱색깔 무지개」가 예상 외로 인기가 좋았어요』
80년 솔로로 독립한 그는 83년 「못다핀…」이 수록된 3집 앨범으로 본격적인 인기행진을 시작했다. 84년에는 KBS남자가수상을 비롯한 각종 음악상을 휩쓸며 스타로서 자리를 굳혔다.
이후 그는 단순한 가수가 아니라 우리 음악계의 「작은 거인」이자 팔방미인으로 입지를 넓혀 나갔다. 국악의 향기에 심취해 있으면서 이를 대중화하는데 힘을 기울였고, 86년 아시안게임의 폐막 음악에 이어 88년 서울 올림픽의 전야제, 93대전엑스포 개막식 음악 등을 작곡해 역량을 과시했다. 그리고 「서편제」「태백산맥」 등 굵직한 영화의 배경음악을 작곡해 영화 음악가로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해보고 싶은 분야가 너무 많아요. 욕심이 많은게 탈입니다. 그래서 아직 돈도 못모으고 이렇게 사는 것 같아요. 할일은 많은데 나이를 먹어가니까 초조한 마음이 생기기도 합니다』<권오현 기자>권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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