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서의 설맞이 “설렘과 감회”/최근 귀국자까지 100명… 조촐한 잔치 준비/새생활 기대속 두고온 가족생각에 눈시울도지난 14일 사할린에서 영주귀국한 이봉석할아버지(73)는 조국에서 처음 설을 맞는다. 망향의 한을 안고 저 세상으로 간 아내와 그 곳에 남겨둔 두 아들 생각에 가슴이 아리지만 처음 보는 조카 7명을 만날 생각에 가슴이 설렌다. 이번에 귀국한 사할린동포는 모두 33명(남 12명·여 21명). 65세 이상의 독신인 이들은 김선도광림교회담임목사가 대표이사인 광림사회복지재단이 운영하는 「사랑의 집」(원장 안창걸)에서 살게 될 사할린에서 온 세번째 「손님」들이다.
16일 서울시내 관광에 이어 17일 입주식을 마친 이들은 18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광림교회에서의 예배행사를 끝으로 꿈에 그리던 조국에서의 새 생활을 시작한다.
91년 5월 문을 연 「사랑의 집」(강원 춘천군 서면 안보리 산8)은 부지 약 12만600평, 건평 1,950평 규모에 방 70여개와 사우나실, 이·미용실, 레크리에이션 영화감상 취미활동을 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무료 양로원. 종교를 불문하고 65세 이상의 무의탁, 무연고노인들을 받고 있다.
당초 국내 무의탁노인과 미혼모, 지체부자유자들을 위한 시설로 출발했으나 92년 10월 77명(남 69명·여 8명), 93년 3월 42명(남 30명·여 12명)의 사할린노인들이 들어와 현재 국내 무의탁노인 69명(남 10명·여 59명)과 사할린동포 67명(남 50명·여 17명)이 함께 살고 있다. 이 곳에 입주한 사할린동포는 모두 119명이었으나 8명이 가족을 만나 떠났고 15명은 다른 기관이나 시설로 갔으나 29명은 안타깝게도 숨을 거두었다. 사할린동포노인들은 영농시설에 호박등 야채를 가꾸며 활기찬 생활을 하고 있다.
매년 설이 되면 떡, 고기, 과일등을 마련하고 골패와 윷등의 전통놀이잔치를 열어온 「사랑의 집」은 이번 설에도 조촐한 잔치를 준비하고 있다. 94년에 30개의 침상을 갖춘 호스피스 선교관을 개관한 안원장은 『복합복지시설을 갖추기 위해 노력중』이라며 『국가적 차원에서 이들을 위한 복지시설 확충과 지원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박천호기자>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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