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세… 정치범수용소 경비원 복무/「성분」 좋아 체코 해외연수 경력도평양주재 러시아 대사관단지내 무역대표부에 권총을 들고 침입, 정치적 망명을 요구하며 대치하다가 하루만에 사살된 북한인은 정치범수용소 경비원으로 있던 25세의 북한군 현역 하사 조명길로 드러났다.
조명길은 국가안전보위부원으로 체코슬로바키아에서 교육을 받았을 정도로 북한내부에서는 「성분」이 좋은 인물이었다. 삼엄한 검문과 경계가 펼쳐지고 있는 러시아 외교단지의 외곽까지 무리없이 접근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그의 성분과 무관치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80년대이후 평양의 러시아대사관등으로 잠입해서 망명을 요청한 북한인들은 대부분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였던 것과는 달리 조하사는 극히 정상적인 인물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발생이후 조명길을 가까이에서 내내 지켜본 러시아 무역대표부 직원들은 『조는 무역대표부 관리들을 권총으로 위협하지도 않았을 뿐더러 매우 침착하고 정신적으로 균형이 잡혀 있었다』고 말했다. 조하사는 그러나 러시아 직원들중 한 명이 대표자로 그와 계속 함께 있어달라고 요구하는등 시간이 흐를수록 상당히 불안해했었다고 이 직원들은 덧붙였다.
조명길은 무역대표부 건물로 들어온 직후부터 『망명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에는 자살하겠다』고 위협했고 그가 지닌 권총에는 탄환 3발이 장전되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정황으로 미루어 볼때 조의 망명기도는 충동적이거나 돌발적인 것이었다기 보다는 치밀한 사전계획아래 이루어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그가 북한군 동료를 3명씩이나 사살하면서까지 러시아 무역대표부로 뛰어든 데는 뚜렷한 동기가 있었으리라는 분석이다.<조재우기자>조재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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