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류설 스위스별장지도 “무근”/국경넘기쉬워 추적에 어려움지난달 모스크바를 탈출, 스위스에서 잠적한 것으로 알려진 성혜림씨 일행은 현재 유렵의 제3국에 은신하고 있는 게 확실하지만 제3국이 어디인지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또 스위스에서의 행적도 분명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
○…스위스를 비롯, 인접한 프랑스와 네덜란드 및 영국 독일등 유럽국의 정부당국은 물론이고 해당국 한국공관들은 한결같이 성씨 일행의 소재에 대해 『출입국 여부조차 확인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스위스 베른주재 한국대사관측은 14일 『스위스 외무부와 경찰청에 성씨 일행의 출입국 여부를 조회했으나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 제네바대표부의 한 관계자는 『정치적 망명의 국제적 창구중의 하나인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에도 아직까지 망명신청이 들어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프랑스주재 한국대사관의 고위관계자는 『프랑스 외무부측에 성씨 일행의 입국여부를 파악해 줄 것을 공식 요청한 결과 입국사실이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성씨 일행이 잠적하기 전에 스위스 제네바 시내 클로 벨몽지역에 있는 호화별장에 은둔했었다는 일부 보도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혔졌다.
이 보도에 따르면 성씨 일행이 클로벨몽 35번지에 있는 별장에서 묵었다는 것이나 클로벨몽은 1번지부터 20번지까지 밖에 없으며 동네주민들도 성씨 일행을 본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동네주민 도미니크 에게르씨(55)는 『16년동안 이 곳에 살았으나 단 한번도 동양인을 본적이 없다』며 북한사람들의 별장이 없다고 단언했다.
제네바에서 멀지 않은 니옹지역에 김정일 여인들의 별장이 있다는 소문도 떠돌고 있으나 이 역시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편 제네바주재 북한대표부측은 이날 한국기자들이 몰려가 성씨 일행의 잠적 및 망명기도설을 물어보자 『터무니없는 낭설』이라고 일축하며 『날조한 거짓말이니 당신네 정부에 물어보라』고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제네바시내에는 또한 북한대표부가 본국의 특별손님등을 접대하기 위해 구입한 「김철수」 명의로 된 아파트가 있는데 한국기자들이 이 아파트를 찾아가 인터폰을 통해 『김철수 참사관댁이냐』고 묻자 한 여자가 북한말투로 『대사관에 가서 물어보세요』라고 말하고 퉁명스레 끊어버렸다.
○…유럽 각국이 성씨 일행의 입국이나 체재사실을 부인하는 것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지만 실제로 소재파악이 어려운 점도 없지 않다.
유럽내 한국외교관들은 『북한의 고위층들은 대개 본명과 여권명을 다르게 사용하고 있어 신원을 확인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서유럽지역의 특성상 한나라에만 입국비자를 받으면 다른 인접국가로의 이동은 거의 자유롭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스위스정부의 경우 한국대사관측이 성씨의 입국여부를 조회하자 『여권번호와 정확한 영문성명을 제시하지 않는한 확인이 불가능하다』며 난색을 표했다는 것이다.
○…유럽의 첩보기관들 역시 성씨 일행의 소재파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지역 한국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각국의 정보기관들이 성씨의 행적과 향후 거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북한최고권력자의 전처인 만큼 관심을 갖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제네바=송태권특파원>제네바=송태권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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