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역서 특혜누리던 관청가 반대꺾고 60년만에 도입미국 워싱턴DC의 택시요금제도가 60여년만에 바뀐다. 미국내 도시들 중 유일하게 실시되던 택시의 「구간요금제」를 「시간거리병산 미터제」로 개정하기로 DC택시위원회가 12일 결정한 것이다. 워싱턴 DC의회의 표결이 남아 있지만 이는 형식적인 절차로 알려져있다.
현재 실시 되고 있는 「구간요금제」는 워싱턴 DC를 39개 구간으로 나눠, 같은 구간내에서는 일률적으로 3달러50센트를 받고 다른 구간을 거치면 그 구간 수에 따라 요금이 할증되는 제도로 30년대부터 일관되게 유지돼왔다.
택시기사들의 끈질긴 요구에도 불구하고 「미터요금제」가 도입되지 못한 이유는 하원의원들과 공무원들의 특권의식 때문. 워싱턴 DC의 도심에는 국회와 국무부등 관청이 집중되어 있어 의원들과 공무원들이 가장 빈번하게 왕래하는 곳이다. 이 도심지역은 다른 지역의 두세구역에 해당되지만 한 구역으로 되어 있다. 의원들이나 공무원들은 7∼8달러를 내야할 거리인데도 불구하고 3달러50센트만을 내고 다녔다. 일종의 「택시요금 게리맨더링」이었던 것이다. 이때문에 택시이용이 많은 러시아워에 도심에서 택시를 구경하기 힘든 기현상이 초래됐다.
구간요금제 찬성론자들은 『미터요금제를 도입하면 워싱턴DC지리를 잘 모르는 손님이 탔을 경우 기사들이 여기저기 빙빙 둘러다니며 요금을 속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부분이 택시기사인 미터요금제 찬성자들은 『길도 모르는 손님이 39개의 구간을 어떻게 알겠느냐』며 『눈에 보이는 거리보다 눈에 안보이는 구간이 더 속이기 쉽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요금제도개정을 주장하는 측에선 18개월동안 20만달러의 비용을 들여 실제상황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12일 소집된 택시위원회에 이 조사결과가 밀봉된채 전달됐고, 외부압력을 차단하기 위해 그 자리서 표결을 했다. 결과는 6명의 위원이 4대2로 미터제에 찬성한 것이다.<워싱턴=정병진특파원>워싱턴=정병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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