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재개·관계개선 후퇴 예상/“현재 최악 큰영향없다” 관측도김정일의 전처 성혜림씨 일행이 만약 서울을 망명지로 최종결정하고 서울행을 감행한다면 이는 교착국면에 있는 남북관계에 중대한 돌발변수로 작용할 것이 확실하다.
일각에서는 현재 남북관계가 악화할 때로 악화해 있으므로 대체적으로 더이상의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김정일은 성씨의 망명을 자신에 대한 개인적 공격으로 받아들일 것으로 보이며 이에따라 북한이 단기적인 보복조치를 취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많다.
남북간에 이같은 돌발적 조치들이 반복될 경우 우리측의 총선과 북한의 권력승계 이후에도 관계개선의 가능성은 사실상 절망적이 된다.
물론 이같은 전망은 성씨의 첫귀착지가 서울이 되느냐, 또는 미국등 제3국이 되느냐 여부, 망명의 시기 및 절차, 그리고 망명후 정부의 대응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우선 북한은 성씨 일행의 망명에 대해 공식적인 반응은 보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성씨는 한번도 북한내부에서 「김정일의 여자」로 인정받은 적이 없다. 성씨는 김정일이 북한에서 후계자로의 위치를 공인받은 다음해인 75년이후 영화출연을 중단하는등 공식석상에서 모습이 사라졌다. 공인으로서 적절치 않은 여자관계를 청산한 것이다. 이에따라 단기적으로 북한측의 대응은 음성적인 수단에 의한 것이 될 확률이 높다.
북한은 이와함께 설마 성씨가 망명까지는 하지 않을 것으로 보았을 가능성이 있다. 김정일의 전동거녀라는 신분과 모스크바에서의 위치가 상당기간 노출돼 있었는데도 이를 방치하고 있었던 것이 이를 뒷받침해준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북한측의 반응은 말로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나타날 수 있다』면서 『북한이 아웅산폭발사건, KAL기 폭파사건등을 자행한 국가라는 것을 감안할 때 결과가 크게 우려된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볼 때도 성씨의 서울행은 앞으로 남북관계 개선의 가능성을 상당부분 차단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정부관계자들 사이에서는 4·11총선이 끝난뒤 대북지원, 그리고 10월께로 점쳐지는 북한의 권력승계 공식화 이후 남북당국간 대화재개로 이어지는 대북관계개선 일정이 검토돼왔다.
성씨일행이 곧바로 서울에 들어올 경우 이같은 일정은 무산되지 않더라도 크게 지연될 것은 분명하다.
특기할만한 것은 김일성사망이후 남북관계에 논리적인 이해관계 보다는 감정적인 측면이 강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조문파동이후 북한은 김영삼대통령에 대한 인신공격성 비난을 강화해왔고 김정일은 성씨의 귀순을 자신에 대한 「흔들기」의 일환으로 받아들일 것이 분명하다.<유승우기자>유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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