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이광요·말연 마하티르 총리 등/지병치료후 「의지의 정치인」 부각시켜이광요(72) 전 싱가포르 총리, 마하티르 무하메드(70) 말레이시아총리, 수하르토(74) 인도네시아대통령, 노로돔 시아누크(73) 캄보디아국왕등. 동남아시아에서 장기집권해온 이들은 계속 권력의 정점에서 군림할까 아니면 금세기내에 스스로 세대교체를 위해 용퇴할 것인가.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은 시간이 풀어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고령의 이들이 갖고있는 공통점은 심장병이나 노인성 질병등에 시달렸음에도 권력에 대한 강한 집착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자신의 지병을 숨기기보다 오히려 이를 정치적 선전재료로 삼는 노회함까지 갖추고 있다.
10여년전부터 심장병을 앓아온 이광요는 지난달 중순부터 조깅등 운동을 할 때마다 가슴통증을 느껴 병원에서 정밀진찰을 받은 결과, 관상동맥 협착증으로 밝혀져 수술을 받았다. 성공리에 수술을 마친 이전총리는 퇴원직후 기자회견에서 관상동맥 X레이 사진을 공개하는 등 자신의 회복된 건강을 과시했다.
의사출신인 마하티르총리는 89년 심장발작으로 긴급수술을 받았다. 그는 수술후 자서전을 통해 『미국이나 호주에 가지 않고 말레이시아에서 수술받은 것은 우리나라 의료기술을 믿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지병까지도 자신의 민족주의 의식을 선전하는 기회로 삼은 셈이다.
28년째 집권하고 있는 수하르토 인도네시아대통령은 94년 이례적으로 자신의 신장과 요로에 결석이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대통령에 연속 6번 당선된 그는 현재 레이저 치료로 건강을 회복했으며 98년 대통령선거에 나서겠다고 밝히고 있다. 질병을 극복한 의지의 정치인으로 국민들에게 부각되고자 하는게 그의 본심이다.
시아누크는 93년 국왕취임 직후 북경(베이징)에서 전립선암 수술을 받았으며 최근에는 당뇨병도 앓고 있다. 권력기반이 허약해 해외망명 가능성까지 점쳐지고있는 시아누크는 자신의 병을 역이용, 정치난국을 헤쳐나온 예가 여러번 있었다.<조희제기자>조희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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