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이후 30여차례 통화/현재 불어권국가 체류가능성”/이씨는 모스크바유학중 82년에 귀순/한때 방송PD로 일하다 건설업손대○“곧 서울올것 확실”
김정일의 전처 성혜림씨의 조카로 82년 귀순한 이한영씨(36)는 13일 어머니 성혜랑씨와 이모 혜림씨등은 가까운 시일내에 한국으로 망명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씨는 『모스크바에 있던 어머니와 지난해말 전화통화를 했을때 한국으로 올 것을 권유했었다』며 『두분은 오랫동안 주도면밀하게 탈출계획을 세워왔기 때문에 한국에 오는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어머니가 현재 머물고 있는 곳에 대해서는 정확히 모르고 있다』고 밝힌 이씨는 『어머니 이모와 함께 탈출한 동생 남옥이가 불어를 잘하기 때문에 불어권 나라에 체류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치 않으면 미국행
이씨는 『지난해 10월 중순께부터 어머니와 30여차례 전화통화를 하면서 한국으로 올 것을 계속 권유했고 만약 한국행이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미국으로 가는 것이 좋겠다는 뜻을 전했었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어머니가 현재 몸이 불편하기 때문에 오랫동안 해외생활을 하기는 힘들것』이라며 『멀지않아 망명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씨는 또 『어머니와 이모는 제3국 정부에 망명요청을 해서 허락을 받은 뒤 제3국에 체류하고 있다』며 『그곳에서 한두달 정도 더 체류한 뒤 한국에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어머니등이 모스크바에서 스위스로 간 이유에 대해서는 『스위스에서는 수행원이 따라붙지 않기 때문』이라며 『스위스에서 10일정도 머문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해 12월 중순 마지막으로 어머니와 전화통화를 해 한국으로 올 것을 강력히 설득했다고 전했다.
이모 혜림씨의 모스크바 생활에 대해서 이씨는 『일부 알려진 것과는 달리 73년부터 모스크바에 체류했다』고 전하고 『이모는 가끔 북한에 들락거렸고 현재 신경쇠약증세와 당뇨병으로 고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친도 소유학엘리트
지난 82년 귀순한 이씨는 만경대 혁명학원을 다니다 모스크바 유학까지 한 북한의 최고 엘리트 집안 출신. 그의 부친인 이태순씨는 군인출신으로 50년대 연형묵 전북한총리와 허담 전외교부장, 김영남외교부장 등 북한 지도층과 모스크바에 유학, 역학을 전공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이같은 집안배경에다 김정일의 처조카라는 지위 덕택에 북한에서 최고 엘리트 집안 자녀만이 다닐 수 있는 만경대 혁명학원에 진학했다. 그러나 이씨는 건강문제로 이 학교를 중퇴하고 76년 모스크바 유학길에 올랐다. 모스크바 종합대에서 노어노문학을 전공한 이씨는 유학기간에 동구권을 여행하면서 서방세계를 동경하던 끝에 한국행을 선택했다.
○스위스 연수중 결심
이씨의 귀순은 82년 9월 스위스 어학연수가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1년간의 프랑스어 연수를 위해 스위스로 나온 이씨는 미국여행을 모색했으나 북한여권을 갖고 합법적으로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결국 이씨는 여기서 한국행을 결심했다. 곧바로 한국대사관에 망명을 요청했고 9월28일 프랑크푸르트와 마닐라를 경유해 서울에 도착할 수 있었다.
서울에 온 이씨는 한양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한뒤 87년 12월부터 90년 5월까지 KBS 국제방송에서 러시아어 방송담당 PD로 일했다. 이씨는 당시 유창한 러시아어 실력으로 KBS를 방문하는 러시아 인사들의 통역과 관광안내를 도맡아 하기도 했다. 이씨는 서울에 온 뒤 주변사람들에게 자신의 신분을 거의 밝히지 않았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서울서 결혼 딸하나
이씨는 90년 KBS를 그만둔뒤 건설업에 손을 대 조합주택 등을 건설하기도 했으나 95년 부도를 내 복역하기도 했으며 현재도 기소중지 상태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등 곡절을 겪었다. 이씨는 사업에 실패한 뒤 한때 언론사에 찾아다니며 북한실상과 자신의 체험담을 게재해 줄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씨는 KBS 재직시절 결혼한 부인과의 사이에 딸 하나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김상철기자>김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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