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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등 거주고려 서울 선택/김정일 전처 탈출­행선지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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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등 거주고려 서울 선택/김정일 전처 탈출­행선지 어디

입력
1996.0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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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차 전화 등 통해 마음 굳힌듯/미·유럽국행은 여건상 어려워김정일의 전처 성혜림씨 일행이 스위스를 거쳐 제3국에서 우리나라에 망명 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성씨의 종적은 일단 스위스에서 끊어졌지만 모스크바를 떠날 때부터 분명한 탈출의도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성씨일행의 서울행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다. 정부 관계당국은 이미 모스크바에서부터 성씨의 행적을 점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와관련해 성씨가 유럽의 제3국에서 우리나라 공관등에 망명신청을 해 올 경우에 대비해 관계당국을 중심으로 「특별대책반」을 구성, 가동시켜 왔다.

성씨 일행의 서울행과 관련해 중요한 시사를 던져주는 대목이 있다. 지난해 12월 서울에 살고 있는 성씨의 오빠 성일기씨가 모스크바를 찾아가 누이를 극적으로 상봉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또 역시 귀순해 서울에 살고 있는 성씨의 조카 이한영씨도 수차례 모스크바로 전화를 걸어 어머니 성혜랑씨및 이모인 성씨와 통화를 한 사실도 확인됐다. 따라서 김정일 후처의 핍박을 받아오던 성씨 일가가 망명을 결심했다면 서울에 있는 이들과의 접촉에서 상당한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이와관련, 성씨등을 만난적이 있는 오빠 일기씨는 『다 알고 있었던 일』이라면서 『지금은 다 말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어 이들간에 모종의 약속이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

정부가 상정하고 있는 성씨 일행의 국내귀순 작전은 두 단계 인 것으로 볼수있다. 우선 이미 제3국에서 신변보호를 받으면서 우리 관계자와도 접촉하고 있는 성씨 일행의 최종적인 망명의사를 확인하는게 필요하다. 이같은 작업은 성씨 일행의 탈출사실이 보도되면서 북한측이 이들에 대한 추적작업에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아 극도의 보안속에서 조심스럽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관계당국이 이들이 머무르고 있는 제3국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는 이유도 이때문이다. 이와함께 북한 고위층의 귀순때 유엔난민고등판무관(UNHCR)을 개입시켜 자유의사를 확인했던 선례가 적용될 수 있다. 그 다음 단계는 제3국 및 유럽지역 우방국의 협조를 얻어 성씨 일행의 이동경로를 수시로 변경, 북한의 추적을 따돌린뒤 극비리에 성씨를 서울에 데려오는 것이다. 성씨 일행의 망명의사가 최종적으로 확인된 뒤에도 실제 귀순이 이뤄지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수 밖에 없다. 이때 성씨 일행의 신병이 우리측에 인도된 후에도 관련국의 협조는 필수적이다.

성씨가 망명의사 확인과정에서 우리나라가 아닌 제3국을 망명지로 선택할 가능성은 매우 작은 것으로 보인다. 신변안전에 대한 확실한 보장을 받을 수 있는 미국이 망명지로 선택될 가능성이 있으나 성씨 일행은 오히려 최근의 북미관계때문에 부담을 느낄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성씨일행의 가족등이 서울에 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이 아무 연고가 없는 미국을 택할 가능성은 작다고 봐야한다. 이와함께 유럽국가중에서 북한과 외교관계를 갖고 있지 않은 나라들 가운데 프랑스나 영국등도 후보지로 거론될 수 있으나 역시 가능성은 거의 없다.

성씨 일행은 일단 미국등 제3국으로의 망명을 신청하더라도 결국 상황을 봐가며 우리나라를 최종 행선지로 택할 수도 있다. 때문에 정부는 미국및 유럽지역의 우리 우방국가에 성씨의 신변을 노출시킬 수 있는 정보의 유출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으며 국내귀순작업을 위해서도 긴밀한 공조체제를 구축해 놓고 있다.<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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