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계통도 2원화 서로 충성경쟁시켜김정일은 이원화된 보고계통과 이중삼중의 감시체계를 가동, 북한을 완전 장악하고 있으나 주민들 사이에서는 경제에 무관심하다는 이유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김정일은 지난해 8월 수재와 관련해 외국에 피해상황을 과장, 확대 전파해 보다 많은 지원을 받아내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사실은 잠비아 주재 북한대사관 3등서기관과 공작원으로 있다 귀순한 현성일, 최수봉씨 부부와 차성근씨 등 3명의 기자회견에서 밝혀졌다.
현씨등에 따르면 김정일은 「공식적인 최고 책임자 라인」과 「비공식 측근 라인」으로 이원화한 보고계통과 2, 3중의 감시체계를 운영, 특정간부의 인기 상승을 막기 위해 「좌천」 또는 공장이나 협동농장 등에서의 「혁명화교육」을 통해 충성심 경쟁을 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92∼93년께 강석주외교부1부부장도 김의 신임을 업고 독단적 행동을 하다 당국제부에서 김정일에게 강의 비리를 보고하는 바람에 외교부 강당에서 자아비판을 한 뒤 평남 협동농장에서 1개월간 혁명화 교육을 받는 등 상당수 최고위 권력층이 직권남용으로 이 교육을 받았다.
이처럼 김은 「채찍」으로 불리는 철권통치와 함께 권력층에게 고급아파트와 가구등을 하사하는 「당근」도 함께 사용, 주민과의 생활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이때문에 북한을 장악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인민을 위한 정치는 말 뿐이다』 『문학과 예술 밖에 모르고 경제에는 무관심해 더욱 못살게 됐다』는 주민들의 불평을 듣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김은 미모만을 기준으로 「인민배우」, 「공훈배우」등의 칭호를 부여한 뒤 외국출장이라는 미명하에 이들을 남편 몰래 비밀초대소에 부르기 일쑤여서 북한 고위층에까지 비난여론이 확산되고 있다고 현씨 등은 증언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지난해 8월 평안북도에 수재가 발생하자 해외공관에 식량난 해결을 위한 활동을 강요하는 전문을 하달, 「남조선은 우리가 수재상황을 과장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으나 각국에 절대 과장이 아님을 인식시키고 피해를 확대, 과장해 선전할 것」이라고 주지시켰다는 것이다.
또한 대외경제위원회 산하에 「수재물자 구호를 받기 위한 특별구루빠」를 조직, 각국에 지원을 이끌어 내는 활동을 전개했다는 것이 외교관인 현씨의 설명이다.
김은 또한 앞으로 기존 외교정책의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나 핵과 전쟁카드를 계속 활용, 북·미관계 개선과 함께 경제난 타개를 위한 북·일관계 개선에도 비중을 두고 직접 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94년 이후 외화난으로 재외공관장 회의가 무산되는 등 위기에 봉착하자 자금조달을 위해 외교부내에 「자금과」를 신설하고 외화벌이에 능한 외교관을 파견, 여전히 마약밀매 등을 하고 있다는 게 최씨의 설명이다.<정진황기자>정진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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