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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동인지 기근시대 꿋꿋하게 맥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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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동인지 기근시대 꿋꿋하게 맥 잇는다

입력
1996.0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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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문예출신 구성 「시 힘」 12년간 10번째 동인집「천지는 갈참나무잎 소리로 가득한데/나는 지금 누구의 시선 속에 갇혀 있는 한 마리 새인지/알 수 없는 의문을 시간 속의 부표로 띄워 놓는다/끊임없이 수런거리는 슬픔이 내 키를 넘는다」

김백겸시인이 낭송하는 자작시 「진혼가」가 시집으로 사방이 둘러싸인 한국시문화회관(서울 종로구 혜화동)의 어둑한 실내공기와 몸을 섞는다. 청중은 30명 남짓.

시동인지 불황시대에 10년 넘게 활동을 지속해 온 「시힘」이 10번째 동인집 「슬픔이 내 키를 넘는다」(푸른숲간)를 내고, 10일 시낭송의 밤을 가졌다. 김백겸 양애경 최영철 정일근 박 철 안도현 고운기 나희덕 이윤학 이대흠 김수영씨등 동인들이 지방 각지에서 모였다. 김경미 시인만 빠졌다. 젊은 시인 이대흠, 김수영씨는 이번 동인집을 묶으면서 얼굴을 내민 신참이다.

시힘동인들은 뭇 시동인들이 스러져가는 속에서도 84년 결성이후 든든한 유대와 시적 성취를 잃지 않고 있다. 지연, 학연을 중심으로 친분을 나누기 위해 모인 다른 시동인과 달리 대부분 신춘문예 출신들로 구성됐다.

사상적, 방법적 동질성이 약한데다 독자적 역량을 신뢰하는 독특함이 장수이유로 평가받는 「시힘」은 동인 12명중 지난해 7명이 새 시집을 냈을 정도로 부지런하다.

맏형격인 김백겸시인은 『시동인으로 등단한 사람이 있던 시절에 비하면 요즘은 동인활동이 너무 약해졌다』며 『상업적 성공을 바랄 수는 없겠지만 시의 장래를 위해 동인의 결성이나 모임이 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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