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쇠퇴·도시 성장의 이중현상 분석/미신·주술적인 신앙버리고 인간화 촉구종교학자이자 사회학자로 유명한 하비 콕스의 「세속도시」(원제 The Secular City·1965년)는 전통종교의 쇠퇴와 도시문화성장의 이중현상을 분석한 책이다. 콕스는 「세속화」를 과학발달로 인해 종교의 영향력이 쇠퇴해가는 과정이라고 정의하고 세속도시의 핵심적 특징으로 도시인들의 익명성과 이동성을 들었다. 도시화는 세속화가 이루어지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도시화란 전통이 붕괴되고 다양성이 지배하는 새로운 삶의 구조의 출현을 의미한다. 콕스는 세속화를 도시화와 동일시하면서도 경계하고 있다. 성서적 신앙의 근거 상실, 세속화가 낳은 개방성, 자유를 위협하는 세속주의 때문이다. 그는 익명성이 특징인 세속도시 속의 교회는 세속화 이전의 교회보다 더 종교·인종·이념·계급의 차이와 차별을 뛰어 넘어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현하는 친교의 공동체가 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런데 교회는 마을문화에서 비롯된 가족중심의 교구체라는 낡은 제도적 함정에 빠져 있다. 따라서 교회가 산업도시의 경향에 역행하지 않으려면 다양한 선교방식을 갖춰야 하며 산업현장, 병원, 학교, 소외지역 등에서 선교의 공동체가 형성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콕스의 「세속도시」는 인간의 인간화를 촉구하고 있다. 미신이나 주술적인 신앙을 버리고 인간도 성숙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스도는 교회 안에만 갇혀 있어서는 안되며 신앙은 정치적 활동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는 「세상적인 것」을 반그리스도적인 것으로 규정하고 외면하는 태도나 현실도피주의를 버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1929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의 맬번에서 출생한 하비 콕스는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사학을 전공하고 63년 하버드대에서 종교철학사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57년 침례교 목사안수를 받았고 65년부터 하버드대 역사 및 사회신학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저서는 「바보제」 「세속도시의 종교」 등.<여동은기자>여동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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