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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여성 조기퇴직을 막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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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여성 조기퇴직을 막아라”

입력
1996.0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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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5년내 퇴직 77%… 능력발휘도 못하고 사장/탁아소·여성기획팀·성희롱방지지침 마련 등 골몰여성인력 활용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는 재계는 여성의 「조기퇴직」을 막기위한 제도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여성의 사회활동을 보장하는 시설과 제도가 절대적으로 부족, 고급 여성인력이 역량을 발휘하지도 못한채 사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부가 작성한 「95임금구조통계조사보고서」에 따르면 94년 총여성근로자 중 5년이상 근속자는 전체의 23.5%에 불과했다. 다시 말해 입사한지 5년도 안돼 결혼 등으로 직장생활을 포기하는 여성이 76.5%에 이르는 셈이다.

재계는 여사원 공채인원을 늘리는 것 못지 않게 이들의 조기퇴직을 막는 것이 경영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 탁아소설치 사내체질 개선 등 여러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여사원을 전력화한다는 목표아래 98년까지 전계열사내에 탁아소를 설치키로 하고 1차로 서울 그룹본관과 수원공장인근에 수용인원 100명 규모의 탁아소를 설치,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조기퇴직률을 절반으로 줄이기 위한 소위 「여사원 소프트랜딩 시스템」 개발을 위해 여성특별기획팀을 운영한데 이어 현재는 여성인재개발팀을 가동하고 있다. 일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고 조직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취지에서다. 금호그룹은 작년 11월 여사원이 마음껏 자신의 능력을 펼 수 있는 근무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업계 최초로 「성희롱방지지침」을 제정하고 구체적인 피해신고절차까지 마련, 전그룹사에 적용하고 있다.

이밖에 출산휴직기간을 늘리거나 승진의 차별을 없애고, 한시적으로 운영되던 각종 여성기획팀들을 정규조직에 포함시키는 것도 「여사원 붙들기」의 한 방법이다.

정부도 여성인력의 조기퇴직을 막기위해 97년까지 재정 및 국민연금기금에서 1조3,000억원을 지원, 보육시설을 현재 6,000여개소에서 1만3,000여개로 늘릴 계획이다. 이같은 추세라면 여성들이 수와 능력에 걸맞은 대접을 받는 날도 그리 멀지는 않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여성의 장기근속을 유도하는 재계의 움직임에 환영의 뜻을 보이면서도 전반적인 환경이 초보적인 단계임을 지적한다. 두터운 편견의 벽이 남아있는데다 가사와 출산이라는 근본적인 장애를 해소하는 탄력적인 근무시간제, 기혼여성재고용제 등 보다 진전된 장치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정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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