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진출 독동아시아협·ING그룹 등 물밑교섭/송금·협상중개 유리… 각종 전시회 등 참가채비「유럽기업을 잡아라」. 우성호송환을 계기로 무르익은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남북경협의 돌파구를 찾지 못했던 재계는 최근 유럽기업과 연계한 대북경협을 모색하고 있다. 물밑 움직임을 통해 평양지사설립으로 약진하고 있는 유럽기업을 징검다리로 경협을 이끌어 가기위해서다.
현재 남북경협은 어려운 국면이다. 당국간 대화이전에는 구체적 결실을 끌어내기 어렵고 북한도 대외정책에서 남한기업을 우선순위에서 밀어내놓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소위 김일성의 유훈사업으로 알려진 대우 남포시범사업도 합영계약서조차 체결되지 못한 상태이고 승인을 받은 나머지 7개 사업의 미래도 불투명하기는 마찬가지다.
남북경협이 발이 묶인 사이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은 독일을 중심으로 한 유럽기업들. 미국과 일본도 관계 정상화를 고리로 대북투자를 상당히 진척시켜 왔지만 유럽기업들은 실속면에서 가장 앞서 있다. 독일의 아시아개척에서 전위역할을 하고 있는 동아시아협회는 지난해 11월5일 평양사무소를 개설했고 ING은행은 12월5일 서방은행으로는 최초로 북한에서 공식영업활동에 들어갔다. 유럽 8위의 은행이며 5위의 보험회사인 ING그룹은 이미 하노이와 아바나 블라디보스토크 상하이등에 지점을 개설, 모험적인 시장진입으로 정평이 나있다. 동아시아협회는 독일과 동아시아 24개국과의 경제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독일연방상의와 경제성주관으로 AEG 지멘스 바이엘 훽스트 베를린은행등 17개 회원사로 구성된 민간단체. 평양지사개설이후 공동사절단 방문등 굵직한 사업을 준비하는 가운데 베를린은행 다임러 벤츠등은 독자적 지사개설등 각개약진도 시도하고 있다.
재계는 남북을 직접 연결하는 「유럽의 통로」를 주목하고 있다. ING그룹은 얀 보스마 서울지점장이 지난 연말 방북, 국내기업은 물론 서방기업들의 송금체제를 완벽하게 갖추었고 동아시아협회는 자체 지사는 없어도 AEG 지멘스 훽스트 바이엘등 회원사들이 서울에 지사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유럽기업을 매개로 한 남북경협가능성은 가시화하고 있다. 동아시아협회가 평양사무소의 첫사업으로 추진중인 국제의료용품 및 의료기기전시회에 국내업체들이 참가를 준비중인 것이다. 재계에서는 동아시아협회의 회원사의 서울지사를 통해 4월23일부터 평양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회참가를 추진하고 있다. 이와는 따로 독일의 대규모 전시회사인 뮌헤너 메세사가 개최할 10월의 투자 및 설비재전시회도 재계의 관심거리다.
재계 관계자는 『서울과 평양 양측의 상설지사를 가진 유럽기업을 이용할 경우 송금방법의 해결, 북한측과의 협상중개등 이점이 있을뿐 아니라 북한자체의 불안정성과 정치적요인으로 급변하는 정책의 리스크를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이재열기자>이재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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