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타이완)해협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중국 위협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중국 위협론은 중국이 연 9%가 넘는 경제성장과 함께 군사력 현대화를 계속함에 따라 장차 아시아에서 패권을 추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 이같은 중국 위협론을 직간접으로 자주 언급하고 있는 쪽은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 미국이다.미국은 94∼95년 3차례에 걸쳐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아시아를 무대로 미중 워게임(가상전쟁)을 벌인 바 있다. 두번은 미해군대학이 2010년을 시점으로, 한번은 중앙정보국(CIA)이 2005년을 시점으로 실시했는데 결과는 놀랍게도 모두 미국의 패배로 나왔다.
미국의 워게임이 시사하는 것은 미국이 자신의 유일 초강대국 지위를 위협할 잠재적 도전자 중국에 대해 군사적 대비에 나섰다는 사실이다. 미국은 대만에 대한 중국의 무력위협을 기회로 지난해 12월 대만해협으로 핵추진 항모 니미츠호를 항진시켰다. 또한 중국의 잠재적 위협을 공동으로 느끼고 있는 동남아 국가들을 대상으로 다자간 안보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워게임이 던지는 또다른 의미는 미국은 최소한 10∼15년의 미래를 내다보고 전략을 짠다는 것이다.
미국은 10여년뒤 북한과의 관계를 어떻게 구상하고 있을까. 미국이 10년뒤에도 한국과 과거와 같은 「혈맹」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보는 것은 순진하다. 「두개의 한국」에 입각, 남북한과 등거리 외교를 하며 북한을 대중견제에 이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오히려 설득력을 갖는다.
미국이 미래를 대비하여 대북접근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고 있는 동안 우리는 「혈맹」이라는 좋았던 「과거」에 안주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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