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지평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지평선

입력
1996.02.10 00:00
0 0

 사회 분위기가 자유스러워지고 살림 형편이 좀 나아지면 사람들은 개를 기르게 되는 모양이다. 중국 북경에서는 경제개발 성과로 생활이 윤택해지면서 수년전부터 애완견 기르기가 유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개방전 교조적 공산주의가 서슬이 시퍼럴 때는 어림도 없는 부도덕 행위였다. ◆러시아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개혁을 시작한 후 서민경제는 더 어려워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사회혼란을 틈타 재산을 모은 약삭빠른 졸부들도 많이 늘어났다. 이들이 한두마리씩 개를 기르기 시작한 것이 요즘 모스크바의 새로운 유행이 됐다는 얘기다. ◆그러나 모스크바 사람들의 개기르기는 다른 곳과 좀 성격이 다르다. 치안이 워낙 불안하다보니 신변을 보호할 필요가 절실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애완용보다는 맹견이 높은 값에 거래된다는 것이다. 개 이야기가 어쩌다 먼저 나오게 됐지만, 모스크바의 치안부재상태는 이미 세계적으로 악명이 높다. ◆신문·잡지의 구인·구직란을 보면 「오프라나」라는 단어가 요즘 부쩍 자주 눈에 띈다는 것인데, 이말은 러시아어로 보디가드 또는 경비원을 뜻한다. 은행이나 기업의 경비, 현금수송, 요인의 신변경호 등을 맡아주는 경비청부회사나 개인경호 알선업체의 경기가 그만큼 호황임을 상징한다. 인기에 따라 대우도 좋아져서 일류 보디가드는 국내 평균급여의 수십배인 월 3천∼5천달러를 호가한다. ◆마땅한 일자리를 찾기 어려운 사회 여건에서 이같은 고소득은 몸놀림이 민첩한 청년들에게 동경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이 때문에 군특수부대요원의 전역이 크게 늘어 러시아 군지도부에 또하나의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는 얘기다. 군복입기를 꺼린다는 우리나라 젊은 군인들에게 혹시나 이런 유혹은 없는지 걱정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