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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21세기위원회 3차회의 내용·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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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21세기위원회 3차회의 내용·의미

입력
1996.0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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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두개의 한국」 정책 표명/대북관계 남북대화보다 핵동결이행에 비중 국제관계에는 영원한 적도 없고 영원한 우방도 없다. 냉철한 국가이익만이 있다.

 우리가 지금 냉정히 직시해야하는 것은 미국의 남·북한 정책이다. 한반도의 향방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미국의 「두개의 한국 정책」은 냉전체제가 구소련의 붕괴로 무너지면서 「팍스 아메리카나(미국체제에 의한 세계평화)」체제가 부상한 결과의 하나다. 시간이 흐를수록 미국의 두개의 한국 정책은 분명해 지고있다.

 미국무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21세기위원회(사공일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버거스턴 미국제경제연구원장주최) 제3차회의 오찬연설에서 이 정책을 전례없이 뚜렷하게 천명했다. 이 당국자에 따르면 미국정부는 한국과의 기존 동맹우호관계를 지켜갈 것이나 북한과의 관계도 미국의 장기적인 목표, 즉 한반도에서의 항구적인 평화와 궁극적인 통일에 기여하는 방식으로 추구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이 당국자는 북한과의 관계에서 ▲94년 10월의 북미 제네바 합의 이행 ▲한반도의 긴장완화, 특히 내실있는 남북대화를 통한 긴장완화 ▲북한과의 접촉증대등「3대 접근원칙」을 따르겠다고 했다. 한국의 대북정책과 큰 차이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사실상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은 3대 원칙가운데 북미 제네바 합의중 북한의 핵동결이행에 최우선을 두고 있는 반면 한국이 최우선을 두는 것은 남북대화다.

 미국은 세계패권전략의 일환으로 핵확산금지조약(NPT) 유지를 추진해 왔다. 만약 북한이 NPT를 최종탈퇴, 핵보유국이 된다면 지구상의 유일한 원폭피폭국가인 일본의 핵보유 추진을 저지하기 힘들 것이다. 일본의 핵국가화는 동북아는 물론 세계적인 힘의 균형에 지각변동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 미국의 판단이다.

 이 당국자는 미국은 기본합의와 다른 관심있는 현안의 쟁점이 진전을 보는대로 북한과 점진적으로 정치및 경제관계를 정상화하기로 공약하고 있다고 했다. 포괄적인 관계수립의 의지를 나타냈다. 현안의 기술적인 문제들이 해결되는대로 연락사무소를 상호설치할 태세가 돼있고 정부 및 민간사이의 교류경로를 트고 문화·학술·민간교류를 권장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의 대북관계개선 정책에는 더이상 의문의 여지가 없다. 정부 뿐만 아니라 의회·언론쪽에서도 상당한 호응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은 북한에 대해 광범한 유화정책으로 나오고 있다.

 이제 선택은 북한쪽에 있는 것 같다. 한국으로, 또 미국의 빠르게 전개되고 있는 「두 개의 한국」 정책에 대해 그 변화에 상응하는 획기적인 대응책을 찾아야 한다.

 미국은 휴전협정과 같은 중대사안에 대해 한국을 따돌리고 북한과 협상하는 일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지만 미국의 대북관계 개선에 남북대화가 반드시 전제되지 않았다는 것도 분명히 하고 있다. 한국과 전략적 이해관계가 상충할 때 자국의 이익을 따르겠다는 것이다.

 한국은 대북정책에서 미국과의 이해관계를 어떻게 조정할 것인가, 또 일본과는 정파의 이해관계를 초월한 비전있고 전략있는 조율된 큰 대북정책이 나와야겠다.<워싱턴=이재승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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