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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리스트」 있나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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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리스트」 있나 없나

입력
1996.0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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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진술 사실” 언급 실재여부·내용에 관심/“문서아닌 기억수준” 중론속 공개수위 주목전두환전대통령의 속마음은 과연 뭘까. 그는 어떤 계산에서 변호인들을 통해 알쏭달쏭한 말만 흘리고 있는가. 특히 정치인과 언론계등에 뿌렸다는 8백80억원을 놓고 검찰과 변호인들의 주장이 엇갈릴뿐 아니라 변호인들의 전언마저 조금씩 달라 온갖 추측과 뒷말이 나오고 있다.

이중 관심의 초점은 『모든 얘기의 시시비비는 공판과정에서 밝힐 것』(이양우변호사)이라는 전씨의 말이 『전전대통령이 일부 비자금을 정치인과 언론인에게 제공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것은 사실』(전상석변호사)로 한걸음 진전된 점이다.

당연히 이른바 「전두환리스트」의 실재여부와 내용, 그리고 공개의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질 수밖에 없다.

첫째 의문은 문제의 리스트가 노태우씨의 비자금장부처럼 문서로 존재하는지의 여부이다. 이와관련, 정가관측통들은 『사람을 몰고다니는 전씨의 성격이나 돈쓰는 스타일상 명부를 만들어 뒀을 가능성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보고있다. 측근들이 「우리사람」명단을 갖고 있을지는 모르나 구체적으로 언제 누구에게 얼마를 줬다는 식의 기록은 없을 것이라는 얘기이다. 요컨대 리스트가 있다면 그것은 전씨의 머리속에 있을 것이고 그런만큼 세세한 내용은 아닐 것이라는게 대체적 의견이다.

어떤 형태로든지 리스트가 존재한다고 하면 다음 관심은 그 내용이다. 문제의 비자금이 전씨의 백담사행을 전후한 88년말부터 뿌려졌다고 할 경우 전씨가 구속된 지난해 말까지의 기간에 「혐의」를 받을만한 인물은 일단 상당히 쌓였다고 봐야 할 것같다.

하지만 전씨 리스트는 소위 전씨측이 신당창당 또는 여론무마 차원에서 접근한 정계 및 언론계 인맥정도를 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또 여기에는 현정부에 몸담고 있는 사람과 야당 정치인도 적잖이 포함됐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또 하나의 문제는 법정공방이 벌어질 경우 전씨가 어디까지 내용을 공개할 것인가도 관심거리다. 재판과정에서 전씨가 어떤 마음을 먹느냐에 전적으로 달린 문제지만 정가에서는 전씨가 『구체적 액수는 기억 안나지만 ○○○에게 직간접적으로 돈을 준 것같다』고 「표적공개」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어쨌든 전씨가 검찰에서 8백80억원의 로비자금을 진술함으로써 드러난 뇌관이 터질 것인가, 불발로 그칠 것인가의 열쇠를 전씨가 쥐게 된 것은 또 하나의 아이러니다.<이유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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