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위활용 이미지·대세몰이/상대적 반경축소 “선거후기약”신한국당이 전당대회를 마치고 선거체제를 갖추자 이제 관심은 거물급 영입인사들과 당내 중진들의 역학구도에 쏠리고 있다. 이들 중진들은 중앙선거대책위가 구성되기까지는 호흡을 조절하고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앞으로의 행보를 다각도로 궁리중이다. 이들은 지금부터 형성되는 이미지와 주변세력이 총선 이후의 위상, 대권구도에서의 위치를 결정한다고 보고 전략에서 스타일에 이르기까지 세심한 신경을 기울이고있다. 어떤 의미에서 중진들의 물밑경쟁이 이미 시작된 셈이다.
이회창전총리 박찬종전의원등 영입인사들은 취약한 당내 기반을 의식, 활발한 선거지원으로 영역을 넓히려하고 있다. 이전총리가 『선대위 구성전이라도 당에 나가고 지원유세도 할 생각』이라고 밝힌 것이나, 박전의원이 『쇄도하는 지구당의 연설요청에 기꺼이 응하겠다』고 말한 것도 영역확대의 의지로 해석된다. 특히 중앙선대위가 이전총리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박전의원이 수도권대책위원장을 맡을 예정이어서 선거전이 본격화할수록 이들의 활동범위는 넓어질 전망이다.
상대적으로 김윤환대표를 비롯, 이한동 최형우 김덕룡의원 등 당내 중진들의 반경은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김대표등은 우선적으로 자신들의 지역선거에 매달릴 수밖에 없어 선거기간에 활발히 움직일 수도 없는 형편이다.
따라서 선거기간에 스포트라이트는 두 영입인사들에게 집중되고 그중에서도 주변에 사람이 몰리고있는 이전총리에게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이전총리는 선대위 의장으로 간판역할을 하는데다 매주 김영삼대통령과 주례독대를 할 수 있어 당내 역학구도의 정점에 위치하게된다.
그렇다고 이전총리가 선대위 의장이라는 위치를 활용, 자기세력을 확산시키는 방식을 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현실적으로 정치권에 뿌리가 없는 이전총리가 세력을 끌어모으기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와관련, 측근들은 『이전총리가 선거에 전력을 다하고 그 이미지로 총선이후에 「대세」를 형성해갈 것』이라고 전했다.
박전의원도 여권내부에 자기세력이 거의 없는만큼 이전총리의 이미지론과 궤를 같이하는 행보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박전의원은 취약한 당내입지를 보완하고 대중성을 제고하기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박전의원이 전국구 뒷순위(18∼20번)를 맡아 신한국당의 안정의석 확보에 자신의 정치생명을 거는 승부수를 검토중인 것은 이런 맥락이다.
두 영입인사의 움직임에 김대표등 당내 중진들의 반응은 차분하다. 무엇보다 이들을 견제할 명분이 없다. 선거승리를 위해 이전총리, 박전의원을 영입한 마당에 총선 이후의 역학구도는 차후 문제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당내 중진들은 『정치는 어느 날 갑자기 되는게 아니다. 선거 이후에는 전혀 다른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며 내심 영입인사들을 대수롭지않게 생각하고있다. 상황이 어려울수록 오히려 자신들의 인맥을 두껍게하는 것이 상책이라는게 이들의 인식이다.<이영성기자>이영성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