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중산층표 의식 선전전 양상/공격적 논리 YS·DJ 직접 나서신한국당이 전당대회에서 야당을 겨냥, 『여당이 안정의석을 확보하지 못하면 혼란이 온다』는 식의 공세를 편 것을 계기로 여야간에 「안정론」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보수중산층을 의식한 이같은 여야공방은 구체적 정책대결이라기보다 선전전적인 성격이 강해 정쟁차원의 소모전이라는 지적도 많다.
○…신한국당의 입장은 김영삼대통령이 6일 전당대회에서 강조한 「개혁 없는 안정은 정체, 안정 없는 개혁은 혼란」이라는 논리로 압축된다. 외견상 개혁과 안정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쫓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내면적으로는 안정에 보다 무게를 싣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는 그동안 개혁적 이미지를 충분히 부각시킨 반면 상대적으로 여권이 안정감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자체 판단에 따른 것이다. 또한 지난해 지방선거때 전통적인 여권기반인 보수안정층의 이반을 뼈아프게 경험한 탓도 있다.
주목할 대목은 신한국당의 안정론이 공격적이라는 점이다. 「야당이 여당독주를 견제한다는 구실로 표를 달라고 하나 그것은 혼란으로 가는 길」이라는 주장이 단적인 예다. 신한국당은 구체적으로 80년대 후반의 여소야대를 적시하며 사회적 혼란, 국정마비를 초래하지 않기 위해서는 여당의 안정의석 확보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신한국당이 강공으로 나오는 저변에는 기선제압의 전략이 깔려 있다. 야당의 견제논리를 초반에 제압해야만 선거전반의 국면을 유리하게 이끌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신한국당은 역사바로세우기로 젊은층을 비롯, 비판적 성향의 표를 어느정도 확보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때문에 안정론으로 보수계층의 지지를 얻을 수만 있다면 일반의 예상을 뛰어넘는 압승을 창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야권의 안정론공방 주역은 국민회의이다. 김대중총재는 모든 행사에서 『국민회의가 1당이 돼야 정국이 안정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총재는 『오만에 가득차 제1야당 대표조차 만나지 않으려하는 김대통령의 일방적인 국정운영때문에 정국이 불안해졌다』고 줄곧 주장해왔다. 따라서 『총선을 통해 국민회의가 김대통령을 견제할 수 있는 의석을 확보, 여야간에 힘의 균형이 이뤄져야 진정한 정국안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논리다.
김대통령이 과거 여소야대시절의 정국불안을 상기시키는데 대해서는 『오히려 거여시절에 잇단 날치기파동등으로 인해 정국은 더 불안했다』고 반격한다. 『여소야대시절 무려 98%의 의안이 여야합의로 처리됐었고 대부분의 정국현안이 여야대화로 순조롭게 마무리지어졌다』는 점이 그 증거로 제시된다. 한 관계자는 『야당이 강해지면 정국에 혼란이 온다는 얘기는 군사독재시절 통치자들이 야당탄압을 위해 동원했던 말』이라고 비판했다.
자민련도 『야당이 의석을 많이 얻으면 월드컵유치에 지장이 있을 것이라며 안정론을 내세우는 김대통령의 주장은 아무런 근거도 없는 해괴한 얘기』라고 비난하고 있다. 또 『국회가 행정부의 시녀가 아닌 이상 여당견제를 위한 야당의 충분한 의석확보는 필수』라며 『야당이 여당의 독주를 막을 수 있어야 진정한 의미의 정국안정이 이뤄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이영성·신효섭기자>이영성·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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