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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논문 이색주제 “눈에 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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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논문 이색주제 “눈에 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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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0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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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삐와 청소년문화의 관계는/중학생들 자살충동 왜 느끼나/사우나가 몸에 미치는 영향은/학문의 고정관념깨고 톡톡튀는 감각반영/실생활관련 연구증가 “상아탑 젊은 바람”이맘때쯤 각 대학에서 쏟아져 나오는 학위논문 가운데는 고정관념을 깨는 톡톡튀는 연구분야로 눈길을 끄는 것들이 많다. 논문의 주제가 부드럽고 친숙한 것으로 바뀌고 연구분야도 신세대의 자유로운 사고방식과 기발한 감각을 반영하는 경우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연세대대학원 이지연씨(사회학과)가 이번 학기에 제출한 석사학위 논문의 제목은 「삐삐이용을 통해 본 청소년 하위문화 연구」. 이씨는 논문을 통해『일반적인 사회현상으로 자리잡은 청소년사이의 삐삐(무선호출기)유행이 청소년문화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연구를 시작했다』고 밝히고 있다.

논문은 청소년들이 입시라는 통제적 상황에서 삐삐를 통해 독특한 문화양식을 창조하고 있다고 파악한다. 청소년들은 삐삐에 나타나는 자신들만의 암호로 새로운 의사소통 공간을 만들고 소모임을 활성화하는 과정을 통해 일종의 해방감을 맛보게 되는 것이다. 이씨는 『노동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개발된 삐삐가 청소년들에게는 또래문화의 상징으로, 또 소극적 저항의 수단으로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됐다』고 결론짓고 있다.

서울대대학원 설향씨(25·농가정학과)의 「사우나가 인체의 내열성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는 사우나 애호가들을 즐겁게 하는 이색 논문.

설씨는 성인 200여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 규칙적으로 사우나를 즐기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여름철 더운 날씨와 추운 겨울날씨에 적응력이 높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설씨에 따르면 사우나가 노폐물을 제거하면 사람의 피하조직의 유연성과 발한성이 높아져 기후변화에 대한 적응력도 함께 높아진다는 것.

고려대대학원 임수영씨(25·심리학과)의 석사학위 논문 「중학생의 자살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관한 연구」는 가수들의 연이은 자살, 서태지 은퇴파문등에 대한 청소년들의 반응과 관련해 관심을 끄는 논문이다. 임씨는 서울시내 중학생 35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 정서적인 충격으로 인한 우울감이 청소년 자살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결론내리고 있다. 논문은 『청소년의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스트레스를 줄여 충동적인 행동을 억제할 수 있는 정서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충고하고 있다.

같은과 대학원생 구민모씨는 석사학위논문으로 신세대 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컴퓨터를 선택했다. 제목은「컴퓨터 자판상에서 손가락 연쇄운동 효율성 측정」. 구씨는『시스템의 상태를 지각하고 원하는 상태로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인간과 기계사이의 정확한 상관관계를 도출해 내야 한다』며 『가장 기본적인 운동인 손가락 연쇄 타건 운동 효율성을 측정해 그에 맞는 시스템을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구씨는 새로운 한글자판 시스템의 설계 및 컴퓨터 소프트웨어 개발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연구가 도움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서울대 농가정학과 최정화교수는 『이색적인 주제로 보이는 젊은 학도들의 논문은 오히려 실생활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것일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그러나 이같은 시도도 과학적 접근이 가능할 때만 학문의 영역확대에 기여할수 있다』고 지적했다.<박일근·이상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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