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보수 혼거 인적구성 관심/총선결과 장수·단명 좌우예상신한국당이 6일 새출발을 선언했다. 그동안 법적으로 민자당이라는 옷을 벗지 못했던 신한국당은 이날 전당대회를 열어 공식적인 변신절차를 밟았다. 민자당창당 6년만에, 현정권 출범후 3년만에 「YS당」이 탄생한 셈이다.
신한국당의 변모는 단지 당명만이 아니다. 보다 큰 변화는 공천자대회를 겸한 전당대회에 참석한 인사들의 면면에서 드러난다. 14대총선당시 민자당의 최대계파였던 민정계는 이번 공천에서 소수파로 전락했다. 공화계는 이미 지난해초 JP의 탈당과 함께 소멸했다. 외견상 3당합당의 그림자는 사라진셈이다. 여기에 이회창전총리와 박찬종전의원등 영입인사들이 가세함으로써 과거의 인적구성과 차별성을 보이고 있다.
신한국당이 추진하는 정책도 민자당과는 다르다. 무엇보다 김영삼대통령이 주도해온 역사 바로세우기는 과거정권의 잘못된 관행을 단죄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왔다. 즉 민자당을 부정하는 일이다.
하지만 신한국당에 대한 국민의 평가는 이제부터이며 결정적 시험대는 4·11총선이다. 총선에서 안정의석을 확보하지 못하면 신한국당의 앞날은 험난해진다. 안정의석은 일차적으로 과반수를 의미하지만 현재의 선거구도로 볼 때 신한국당이 과반수를 차지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정치권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따라서 여소야대 결과가 되더라도 무소속이나 다른 정파를 끌어당길 수 있을 정도의 흡인력, 구체적으로 전국구를 포함해 최소한 1백30석이상을 확보해야 또다른 정국프로그램을 펼쳐볼 토대가 마련된다.
이를 위해 신한국당은 대모험을 진행중이다. 고착화한 지역구도를 타개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한 신한국당은 정당사상 처음으로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분리해 공략하는 이원화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때문에 개혁과 보수세력의 「혼거」라는 기묘한 상황도 연출되고 있다.
안정의석확보에 성공한다면 신한국당은 김대통령의 나머지 임기를 현재의 기조로 끌고가면서 대선국면에도 주도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그러나 실패할 경우 정국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바뀐다. 여권은 정국주도권을 놓치게 되고 이에 따른 정계개편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 신한국당내의 개혁과 보수세력은 분리될 공산이 크다. 차기 대권구도 역시 불투명해진다. 아예 내각제등 개헌논의가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총선후 전개될 이같은 상반된 상황 때문에 신한국당은 긴장하고 있다. 이날 탄생한 신한국당은 총선결과에 따라 장수할 수도, 단명할 수도 있다. 신한국당의 1차 전당대회가 공천자대회인 「필승전진대회」를 겸한 것은 존망의 배수진을 쳤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김대통령은 이날 무엇보다 안정을 강조했다. 신한국당의 총선구호도 「안정속의 개혁」이다. 「안정론」의 논리적 근거는 정국의 안정이지만 여권내부적으로는 신한국당의 안정이기도 하다.<정광철기자>정광철기자>
◎전당대회 이모저모/2시간30분 “총선출정식”/만2,000여 참석자 시종열기속 진행/민주선 사절·화환 안보내 「앙금」 반영
6일 하오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신한국당의 1차 전당대회는 전당대회라기보다 총선승리를 다짐하는 출정식이었다. 「4월의 화끈한 승리, 고향 경남이 책임지겠습니다」「반대만 하는 전라도냐, 이번에는 신한국당」 등 곳곳에 걸린 현수막들부터 이같은 분위기를 그대로 나타냈다.
사물놀이패의 힘찬 북소리속에 막이 오른 대회는 식전행사, 본행사, 신한국 필승전진대회 등 3부로 나뉘어 하오2시부터 2시간 30분동안 진행됐다. 설운도씨등 연예인들의 식전공연으로 흥이 오른 5천여명의 대의원등 1만2천여 참석자들은 하오3시 당총재인 김영삼대통령이 입장하자 김대통령의 캐리커처가 그려진 수기를 흔들며 「김영삼」을 연호했다. 이어 정재철전당대회의장의 개회선언과 뒤이은 당무보고, 당헌개정, 모범당원표창 등 본행사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본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김대통령의 총재치사였다. 박수세례속에 단상에 선 김대통령은 『국민을 지역으로 가르는 정치, 나라발전을 가로막는 정치는 더이상 용납할 수 없다』며 『썩은 정치는 이제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강한 톤으로 총선승리를 당부했다. 총선출정식을 겸한 3부행사는 시종 박수와 환호가 그치지않는 한층 열띤 분위기속에서 진행됐다. 특히 김대통령과 김윤환대표가 단상중앙으로 나와 이회창전총리와 박찬종전의원의 손을 맞잡은 대목은 전참석자들의 기립박수를 이끌어내기도했다.
한편 대회장에는 김대중국민회의총재와 김종필자민련총재가 보낸 화환이 진열됐다. 하지만 최욱철의원문제로 관계가 급랭한 민주당은 축하사절은 물론 화환도 보내지않아 대조를 이뤘다.<이동국기자>이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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