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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개혁 조화논의 허실/이영성정치1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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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개혁 조화논의 허실/이영성정치1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6.0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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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없는 안정은 정체요, 안정없는 개혁은 혼란이다』신한국당이 6일 전당대회에서 던진 메시지로 안정과 개혁이 모순이 아닌 조화의 관계라는 사실을 강조하고있다. 총재연설에 나오는 이 말은 신한국당이 안정, 개혁이라는 두 난제를 한꺼번에 성취할 수 있다는 의지를 과시하고있다. 단 두 마디이지만 현 상황에서 신한국당이 취하고있는 정치적 시각을 압축해주는 표현이었다.

이 논리는 『안정없는 견제는 혼란을 의미한다』는 대목으로 이어지고, 그 예증으로 여소야대 정국의 폐해가 제시됐다. 구체적으로 『우리는 80년대 후반 여소야대 정국이 가져온 혼란과 국정마비를 생생하게 기억하고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연일 시위대가 거리를 메웠다』 『시민들은 최루탄에 눈물을 흘리고 교통마비로 고통을 당했다』는 감정적인 예시도 있었다.

그러나 과연 여소야대 정국이 무의미했으며 정국혼돈의 원인이었다고 단정할 수 있는가. 당시 우리사회는 분명히 시끄러웠고 『통제불능의 상황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됐었다. 그러나 그 혼란은 5공정권하에서 억압됐던 국민욕구가 일시에 분출된 시대적 결과이지, 여소야대 때문에 생겼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또한 여소야대는 국민의 선택이라는 점에서 신한국당이 그 시기를 마치 「암흑기」처럼 평가절하하는 것은 민의를 무시하는 오만함일 수도 있다.

물론 표를 얻기위한 과장된 표현일 수도 있다. 야당이 『여당이 총선에서 이기면, 독선으로인한 정국불안이 온다』고 주장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신한국당의 안정론도 이해할 법 하다.

하지만 새로운 정치를 외치는 마당에 「야당에 표를 주면 나라가 흔들린다」는 식의 선전은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을 주고있다. 총선승리만큼 절박한 명제는 없지만, 그렇다고 야당의 존재를 무시하고 과거 국민들이 선택한 정국구도를 부인해서는 안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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