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미 살아있는 「3권분립」/이장훈국제1부기자(기자의 눈)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미 살아있는 「3권분립」/이장훈국제1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6.02.07 00:00
0 0

미아칸소주 리틀 록. 인구18만의 자그마한 도시의 연방지방법원이 5일 빌 클린턴대통령을 사기사건 증인으로 소환했다.클린턴은 부동산특혜와 관련된 화이트워터사건으로 피소된 제임스와 수전 맥두걸부부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피고측 증인으로 법정에 서게된 것이다.

클린턴은 92년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그동안 크고 작은 구설수에 휘말렸는데 지난달 부인 힐러리가 화이트워터사건으로 연방대배심에서 증언한데 이어 미역사상 최초로 대통령부부가 모두 법원에 출두해야하는 수모를 겪게됐다.

현재 클린턴은 직접 법원에 나가 증인석에서 답변을 할지 아니면 비디오테이프나 위성중계를 통해 증언할지는 결정하지 않았으나 대통령취임 당시와 마찬가지로 성경에 손을 얹고 진실만을 말할 것임을 맹세해야만 한다.

입법 사법 행정의 3권분립이 전통적으로 확립된 미국에서 현직 대통령이 어떤 형식이든지 법원에 소환된 것은 클린턴만은 아니다.

미 「건국의 아버지」토머스 제퍼슨을 비롯, 로널드 레이건등 여러명의 대통령들이 사법부의 명령에 따라야만 했던 전례에 비춰볼 때 이번 법원의 소환 결정도 「법앞에는 만인이 평등하다」는 원칙을 재삼 확인하는 셈이 된다.

미국민들은 이 때문에 법원의 이같은 결정에도 별로 놀라는 기색이 없다. 공직자는 자신의 지위를 진실을 은폐하거나 왜곡하는데 이용해서도 안되고 영향력을 행사해서는 더욱 안된다고 국민들은 믿고 있고 이 불변의 「상식」은 그동안 철저히 검증되어 왔다.

물론 11월 대통령선거를 앞둔 클린턴으로서는 선거의 악재가 될 수있을 뿐아니라 개인적으로도 불명예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권한에 있어 「만인지상」의 대통령도 법앞에서는 「장삼리사」처럼 평등하다는 사실은 미국 민주주의의 명예임에 틀림없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