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음악을 처음 듣기 시작할 때에는 음악에서 무턱대고 이야기를 찾으려 한다. 과연 이 곡이 무슨 내용일까 하는 궁금증 때문이다. 이를 모를 때 스스로 음악에 문외한으로 자처하고마는 경우도 있다.고전음악은 크게 나누어 절대음악(Absolute Music)과 표제음악(Program Music)으로 구분한다. 그 비중은 어디까지나 절대음악 쪽이 월등히 높다. 표제음악은 낭만파시대를 중심으로 꽃피웠던 한 경향이 중심이 된다. 절대음악이란 순수음악의 형식미를 추구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반면 표제적 성격에 대한 묘사는 낭만파의 표제음악뿐만 아니라 그 이전과 후에도 항시 작곡가의 관심을 끌었다. 음악에서 문학적·회화적 내용이나 극적 성격을 부여하는 것은 보다 구체적인 상상력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오케스트라를 다루는 관현악법(오케스트레이션)이 발달하면서 더욱 솜씨를 보이기 시작했다.
베토벤의 교향곡 제6번 「전원」이 당시에 표제음악이냐 아니냐로 논란이 있었다지만 베토벤은 자연의 정서를 표현한 것이라고 못박고 있다.
일반적으로 표제음악은 형식음악인 순수 독주곡, 소나타, 협주곡, 실내악, 교향곡에 비해 작품성이 떨어질 위험성이 많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대개의 표제음악은 고정락상을 반복 사용, 줄거리의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수법을 쓴다.
표제음악은 발랄한 상상력과 소설적 구성력이 모티브가 된다. 표제음악의 창시자그룹에 속하는 대표적인 음악가로 베를리오즈, 멘델스존, 리스트를 들 수 있다.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은 그의 다혈질적인 기질의 사랑이 움터 작품으로 완성된 경우다. 스미드슨이라는 당대 최고의 셰익스피어극의 여배우를 짝사랑한 사건이 창작의 원동력이 된 것이다. 멘델스존의 극음악 「한여름밤의 꿈」은 요괴들이 출현하는 기묘한 밤풍경과 신비한 장면들로 가득하다.
피아노의 찬연한 기교와 스케일을 자랑한 리스트 역시 베를리오즈의 영향을 받아 관현악에 의한 교향시(Symphonic Poem)를 창안, 서사적 관념을 화려하게 꽃피웠다. 그의 12곡의 교향시 가운데 특히 「전주곡」 「프로메테우스」나 「마제파」가 걸작으로 꼽힌다.
이후 표제음악은 R·슈트라우스에 이르러 더욱 감각적 세련미를 더했는데 알프스산을 묘사한 「알프스교향곡」은 만년설의 알프스산의 장엄함을 느끼게 한다. 교향시 「죽음의 변용」등에서는 독창성을 한껏 맛볼 수 있다.
이밖에도 현대에 와서 오네거의 기관차를 묘사한 「퍼시픽 231」이나 레스피기의 「로마의 소나무」, 프로코피에프의 「피터와 늑대」에서는 낭만주의 표제음악과는 또 다른 음향적 묘사의 사실성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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