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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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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6.0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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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의 정치판을 보면 헷갈리는 것이 하나 둘이 아니다. 꿩잡는 것이 매라고 각 정당과 후보가 선거에 이기기 위해 혈안이 돼 있는 것은 이해가 간다. 그러나 이념적으로 도덕적으로 최소한의 규칙이 있어야 한다. ◆눈앞에 드러나고 있는 선거정치의 행태에서는 그것이 전혀 없다. 극치는 민주당 최욱철의원의 김영삼대통령 면담설의 진위다. 최의원이 김대통령과 면담, 입당권유를 받았느냐 아니냐는 간단한 사실인데도 이것이 민주당과 신한국당 및 그 관계자들 사이에 큰 쟁점이 되고 있다. ◆혼동스러운 것은 당사자인 최의원이 정무수석인 이원종씨를 만났지 김대통령을 만난 것은 아니라고 부인했는데도 민주당의 김원기공동대표 등은 『외압에 의한 번복』이라고 주장, 최의원 자신의 부인발언을 수용하기를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 사건은 신한국당이 최의원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발해 놓고 있어 이를 수사하고 있는 검찰에 의해 시비가 밝혀질 전망이지만 정치에서 「진실」이 이처럼 왜곡되고 있는데 대해 시민들로서는 당혹스러울 뿐이다. 관련 당사자들은 단순사실의 조작이 사회가치관에 얼마나 파괴적인가를 인식해야 한다. ◆누가 거짓말을 하든 그는 흰 것을 검다고 기만한 것이고 보면 글자 그대로 새빨간 거짓말을 한 것이다. 관계자들 모두가 정치를 한다는 공인들이고 보면 사실 여부가 분명히 가려져야 하고 문책이 엄중해야 한다. 우리 정치풍토가 거짓·번의·표리부동·모순·대립 등이 난무하는 저질의 만화경이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확인하면 곧 드러날 수 있는 사실까지 기만·왜곡한다는 것은 더 이상 용서돼서는 안된다. 사회질서파괴범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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